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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청해진해운 소속 인천∼제주행 여객선 '오하마나호'가 정박해 있다.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은 오는 18일부터 오하마나호를 계속 운항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 |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일본에서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선박이다.
한국해운조합이 발간한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船齡) 20년 이상은 67척(30.9%)에 달했다.
15년 이상, 20년 미만은 69척(31.8%),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36척(16.6%)이었다. 5년 이상, 10년 미만과 5년 미만은 각각 26척(12.0%)과 19척(8.8%)이었다.
2008년말 기준 연안여객선 166척 가운데 선령이 20년 이상인 선박은 12척(7.2%)에 불과했으나 5년만에 55척이나 늘어난 것이다.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기존 여객선 선령 제한을 25년에서 30년으로 완화한 것이 중요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낡은 여객선이 많아지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67개 연안여객사업자 가운데 자본금 10억 원 미만 업체가 44곳(66%)이다.
이처럼 사업자 대부분이 영세한 탓에 시설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연안여객 사업은 연륙교가 늘어나고 유가와 인건비가 오른 탓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박 노후화 외에 급여 수준이 외항선박에 비해 낮아 청장년층이 승선을 꺼리는 탓에 선원 노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41.3%(3천385명)로 가장 많다. 50세 이상 선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의 76.3%(6천299명)가 50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고령 선원의 비중이 높을수록 최신 선박관리방식 습득 능력이 낮고 경험에 의존해 운항하는 습관으로 사고 발생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세한 선사들은 안전 훈련과 교육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해경에서 심사받은 운항관리규정의 비상대응훈련계획에 따라 10일마다 소화 훈련, 인명 구조, 퇴선(배를 버림), 방수 등 해상인명 안전훈련을 실시해야 했다.
또 3개월마다 비상조타훈련을, 6개월마다 충돌·좌초·추진기관 고장·악천후 대비 등 선체 손상 대비훈련과 해상추락 훈련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훈련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선원들의 안전교육 등 연수비로 지출한 액수가 54만원에 그쳤다.
당국의 '수박 겉핥기' 식 안전점검도 문제다.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7월 대대적으로 합동 안전점검을 했지만,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2시간40분 동안 12척에 달하는 여객선을 점검했다. 한 척당 점검시간이 13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정부가 연안여객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해 해상교통발전을 위한 중장기 기본계획과 연안여객 지원 근거가 포함된 '도서지역 해상대중교통 육성·지원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해진해운이 우수선사로 뽑히는 등 쾌적성, 친절도 등만을 평가해 우수선사로 선정하는 제도는 안전도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창균 목포해양대 교수는 "여객선사들이 굉장히 영세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정부가 개입해 투자해서 선사들을 대형화하고 준공영제 형태로 끌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도 준공영제를 하는데 해상교통망도 당연히 준공영제로 해서 정부가 투자를 해야한다"면서 "다들 경쟁하다 보니까 안전을 등한시하는데 사고 나서 안전규제 하다 보면 사업자도 힘들다. 준공영제로 가면 안전장치가 많이 설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여객선사들이 대형 공사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권역별로 선사를 통폐합해 준공영제로 가야한다"고 제안했다.
노 교수는 "스코틀랜드는 공사라서 월급이 세므로 여객선사를 선호한다.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여객선사 처우가 나빠 해양대 졸업생 대부분이 상선이나 외항선을 타다 나중에 육상에 눌러앉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