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공무원 시험 등 주요 시험진행 도중 경기도 북부지역 동주민센터에서 재난재해 홍보방송을 일괄 실시하면서 시험을 방해 받은 수험생들이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1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도내 북부지역에 한해 산불예방 홍보방송을 실시했다. 지역별 동주민센터 내 민방위 방송시설을 통해 주말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 두차례 1분가량 방송됐다.

하지만 예고된 각종 시험이 진행중인 주말 오전에도 홍보방송이 울려 퍼지면서 시험에 지장을 받은 일부 수험생들이 크게 반발했다.

주말인 지난 19일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이 치러진 남양주 평내중학교에서 문제를 풀던 A씨는 시험 도중 갑작스레 외부에서 방송이 들려와 집중할 수 없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방송 지점인 평내동주민센터는 시험장에서 불과 1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험생들에게 적잖은 방해가 됐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토익시험이 치러진 지난달 30일에도 시험 도중 울려퍼진 방송 탓에 수험생들의 항의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험생은 "듣기평가가 아니라해도 시험이라는 게 1분 1초를 다투는 시간싸움이다보니 외부 소음은 평정심을 잃게 만들 수 있다"며 "산불예방도 좋지만 굳이 그 시간에 방송을 해야만 했는지는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도북부소방본부 관계자는 "사전에 시험일정이 파악됐더라면 방송시간 조절이 가능했겠지만, 토익이나 공무원 시험의 경우 사전에 협조 공문이 접수된 바 없어 자동으로 시간이 맞춰져 있는 방송이 불가피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남양주/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