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선자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이발견되고 안산 단원고 학생 시신이 또 바뀐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후 수습 과정에서도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더라도 애초 발표된 승선자 숫자와 구조자, 사망자, 실종자 숫자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후 수습 과정의 장기화 등 큰 진통이 예상된다.
◇476명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 발견
22일 민·관·군 합동구조팀 등에 따르면 합동구조팀은 지난 21일 외국인으로 보이는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설치된 상황게시판에 따르면 이들은 리다OO(38·76번째 발견)씨, 학생으로 보이는 외국인(77번째), 리샹XX(46·83번째)씨다.
리다OO씨는 중국 국적의 재중동포, 학생은 러시아 국적 단원고 학생 세르△△군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미 세월호에 탄 것으로 알려졌지만 리샹XX씨는 476명 승선자 명단에 없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숨진채 발견된 리다OO씨, 세르△△군 외에 필리핀 국적 선상 가수 2명, 리다OO씨와 결혼할 사이인 재중동포 여성 1명 등 외국인 모두 5명을승선자 명단에 포함했다.이 가운데 필리핀 선상 가수들은 구조됐다. 476명 명단대로라면 재중동포 예비부부와 세르△△군 등 실종된 외국인 3명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남은 외국인은 리다OO씨의 (예비) 아내뿐이다.
그러나 승선자 명단에 포함되지도 않은 외국인 남성 리샹XX씨의 시신도 수습돼 피해집계의 허점이 다시 드러났다.
대책본부는 리샹XX씨와 동료 중국인이 세월호에서 찍은 사진을 가족들로부터 확인하고 동료의 차량이 배에 있었던 것도 파악했다.
그러나 이들 2명의 승선을 확인할 자료가 없어 재중동포(리다OO씨 부부) 2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로 2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부는 중국 측에 통보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21일 보도에서 76번째, 83번째 발견 시신이 중국인 남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리샹XX씨 등 중국인 2명이 배에 탄 사실이 파악됐는데도 승선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시신이 발견된 만큼 총 승선자 수가 476명이라는 것도 결과적으로 믿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승선원 명부의 정확성 문제, 차량탑승 미신고자 등 여러 가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승선 인원은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 경기도 합동대책반, 시신 바뀐 사고 '파악도 못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시신이 또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오전 1시 15분 안산 제일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A군이라고 알려진 시신이 DNA검사 결과,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군 빈소에는 그간 유족과 학교 선후배, 친구들의 조문이 이어져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시신이 바뀐 사실은 경기도교육청 장례절차 담당자가 22일 오전 10시께 DNA검사결과 유족과 '불일치' 판정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시신은 현재 '신원미상'으로 분류됐으며 당국은 유족을 다시 찾고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DNA검사가 어디서 이뤄져 어떻게 통보됐는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는다"며 "시신은 목포로 운구되지 않고 그대로 안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17일에는 박모양으로 알려진 시신이 이 모양인 것으로 확인돼 시신이 목포에서 안산으로 옮겨진 시신이 다시 목포로 되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사고발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국이 같은 실수를 번복하면서 다시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이 퍼지고 있다.
안산지역 한 자원봉사자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과하면 끝이지만 유족들은 가슴이 찢어진다"며 "이제부터라도 신원확인을 철저히 해 유족의 가슴에 두번 못을 박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오후 1시 30분 현재까지도 시신이 바뀐사고가 발생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일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시신 바뀐 문제에 대해 파악된 바 없다"고 하고는 추후 다시 연락을 해와 "A군 시신에 대해선 DNA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안산시교육청 등이 구성한 합동대책본부는 시시각각 변하는 사고상황을 제대로 파악 조차하지 못하는데다 기관별로 정보도 공유하지 않아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