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역 유명 골프장이 대중제 골프장을 증설하면서 수천t용량의 물탱크를 불법으로 설치한 뒤 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불법 설치된 물탱크 밑으로는 지하철이 통과하고 있지만, 골프장 측은 철도당국과는 아무런 협의도 없이 공사를 강행해 붕괴 위험 등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양컨트리클럽(이하 한양 CC)은 지난해 10월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528의 3 일원에 대중제(9홀) 골프장(34만5천559㎡) 증설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 CC는 지난 4월 골프장내에 용량 3천t 규모의 물탱크를 설치했다.

물탱크는 높이가 6m, 둘레는 20m×25m로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36홀)에 설치된 2개의 물탱크(개당 용량 1천500여t) 역할까지 맡게 될 정도의 큰 규모이며, 해당 구청에 공작물 신축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양 CC는 물탱크를 설치한 뒤 흙으로 덮어 불법 사실을 감춰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한양 CC는 지난 1월 29일 경기도에 토지형질 변경 면적과 건축 연면적을 소폭 조정하는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경미한 사항)변경' 신청을 하면서도 물탱크에 대해서는 어떤 신고도 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2m 이상의 옹벽이 있는 시설물은 공작물 신축 허가 대상"이라며 "한양 CC에서 들어온 신축 허가는 없다"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또 지하철 통과구간에 대형 물탱크를 설치하면서 안전성 검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물탱크가 설치된 위치는 지하철 3호선 원당~삼송 구간의 지하철이 지나고 있어 철도시설공단에 행위신고를 한 뒤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골프장 측은 이 같은 절차를 생략해 자칫 붕괴 등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선로 주변에 구조물을 설치하기 전 철도시설공단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골프장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양 CC 관계자는 "공사와 관련해 모든 것을 엔지니어링에 위탁해 지하에 설치하는 물탱크는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았다"며 "물탱크 구조물만 설치된 상태로 이른 시일 내에 시와 철도시설공단 등과 협의해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재영·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