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 5·18 민주묘지 등 광주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와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무산으로 추모 분위기는 예년보다 훨씬 더 무거웠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5·18 묘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오월의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뜨겁게 불렀다.

추모식에는 민주유공자 유족회, 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5·18 단체 회원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춘식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노래 한곡 자유롭게 부를 수 없는 나라, 목숨 앞에서도 돈을 셈하고 있는 사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국가가 진정 민주, 복지 국가인지 자꾸 묻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식을 마친 유족과 시민은 오월 영령의 명복을 빌며 헌화했으며 이 자리에는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눈에 띄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이날 오후 2시 광주시 망월동 국립5·18 민주묘역에서 광주시당 주최로 열린 5·18민주화운동 34주년기념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무소속 강운태·이용섭 후보측 지지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등이 대거 몰려와서 윤장현 후보의 전략공천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는 바람에 기념식은 10여 분만에 끝났다.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전야제를 취소하는 등 전반적인 추모행사가 축소됐지만, 이날 5·18 묘지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유족들은 묘역을 찾아 술 등 음식을 올리고 영정을 쓰다듬으며 34년 전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비통해했다.

34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전야제를 취소한 가운데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이 지역 진보단체들이 주관한 '민주 대성회(大盛會)'가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유 발언, 공연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대응을 비난하기도 했다.

시민 등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기념곡 지정을 거부한 국가보훈처를 성토했다.

이에앞서 금남로 광주 YMCA 앞에서는 '광주시민군 주먹밥 나눠주기 재연행사'가열리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