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
궤양성 대장염
피 섞인 설사·체중감소 증상
얕은 궤양 '합병증' 드물어

크론병
구강부터 항문까지 침범가능
치질로 오인많아 뒤늦게 발견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World IBD Day)'이다. 넓은 의미에서 염증성 장질환이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병을 의미하나 실제 임상에서는 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두 가지 질환을 일컫는 용어다. 즉,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腸)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과거엔 서구에서 흔하고 동양에선 매우 드문 질환이었으나 서구화, 산업화의 영향으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 국내의 한 가수 및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아 마치 사촌쯤 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된다. 주로 젊은층에서 호발하는데, 크론병은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20대부터 40대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발생하는 차이를 보인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만을 침범하며, 직장에서부터 그 상부로 연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에만 염증이 국한된 궤양성 직장염이 가장 흔하여 전체 환자의 40~50%를 차지하며, 약 4분의 1 환자에서 전체 대장을 침범하는 심한 형태를 보인다.

대장의 표층(점막과 점막하층)을 침범하여 주로 얕은 궤양을 만들며 누공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은 드물다. 반면에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라도 침범할 수 있다. 대장의 근육층을 넘어 깊은 궤양 및 염증을 초래하여 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 합병증 발생이 흔하고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증상

염증성 장질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오랜 기간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나와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치질쯤으로 알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장 폐쇄나 천공 등 심각한 증상으로 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피가 섞인 설사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그외에도 복통, 대변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 하는 증상),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크론병에서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된 증상이며, 혈변은 드물다. 항문부위를 잘 침범하여 단순한 치질인 줄 알고 치료받다가 나중에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원인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질환에 걸릴 유전적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에서 장내 세균과 환경적 요인(음식, 흡연, 약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초래됨으로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한 명이 염증성 장질환에 걸리면 다른 한 명도 병에 걸릴 확률이 50%까지 보고되어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으나, 모든 경우를 유전만으로 설명할 순 없다.

당연히 유전되는 병은 아니다.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나 음식에 포함된 각종 항원들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금식을 하거나 항원이 없는 성분식이 등을 하면 크론병이 호전되어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

일단 발병하면 만성적으로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경과를 밟으므로 장기간(일생 동안)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완치법이 없다. 따라서 현재의 치료목표는 증상을 가라앉히고 장 점막을 치유하여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염증조절제(사라조핀, 아사콜, 콜라잘, 펜타사), 스테로이드(소론도), 면역억제제 등의 약제를 환자의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환자마다 약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간혹 약제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과정 중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내시경검사, 영상의학검사 등을 이용한 평가가 필요하다.

최근 이러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환자들에서 좋은 치료성적을 보이는 생물학제제(레미케이드, 휴미라)가 개발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지속적으로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완치를 위한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