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외버스터미널 이전으로 20년 넘게 장사해온 임차상인들이 거리로 내쫓길 상황(경인일보 5월 19일자 23면보도)에 처한 가운데 오산시가 임시로 설치한 시외버스터미널이 교통혼잡과 사고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오후 3시 오산시 오산동 시외버스터미널이 임시로 이전할 회색의 작은 컨테이너 건물 앞. 오산역과 기존 시외버스터미널, 시내 버스정류장이 복잡하게 밀집돼 있는데다 택시승강장까지 설치돼 손님들을 태우기 위한 택시가 길게 늘어서 있다.

버스와 전철이 오가는 교통요충지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도로는 편도 1차로뿐. 터미널 맞은편 1차로에는 끊임없이 시내버스들이 진입했고 오산역을 이용하는 승용차와 택시들도 이어졌다. 도로 폭이 좁아 시민들의 무단횡단도 빈번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더구나 임시터미널이 운영될 경우 승용차 한 대도 지나가기 벅찬 좁은 골목 사이로 시외버스가 나와 편도 1차선에 진입해야 하는데, 반대편 차로로 들어서는 시내버스들과 부딪힐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도로 여건이 이런데도 오산시는 임시터미널 이전부지가 부적합한 것은 인정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만 말하고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부지는 도심과 떨어져 시민들이 이용하기 힘들다"며 "임시터미널 이전 부지는 도로가 좁아 사고 위험도 있지만 임시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단 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정모(48·여)씨는 "얼마전 길 건너던 아이가 버스에 발이 밟히는 사고가 났다"며 "임시 터미널 설치로 편도 1차선 도로에 대형 버스들이 진출입할 경우 매일 사고가 날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오산터미널측은 "이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가 지난 10일까지 무작정 이전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준비가 안돼 미뤄지고 있다"며 "편의시설도 함께 이전하려고 했지만 공간이 워낙 좁아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