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양대 노조와 기자협회, PD협회, 경영협회, 기술인협회, 촬영감독협회, 전국촬영기자협회 소속 직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환영 사장의 퇴진과 보도 통제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KBSPD협회가 23일 하루 동안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KBS기자협회와 KBS전국기자협회 제작거부로 KBS 보도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제작 부문의 향배도 주목된다.

이날 0시부터 시작된 PD협회 제작거부에는 라디오를 포함해 140여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 600여 명이 동참했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24시간 진행되는 PD협회 제작거부가 당장 방송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제작 부문은 외주 제작이 많고 사전 제작 시스템이라서 보도 부문과 달리 바로 방송 파행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PD협회가 이날 낮 12시 여의도 KBS신관에서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 연장을 논의할 계획인 만큼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D협회 제작거부로 이번 사태의 배경 중 하나로 '기자 직종 이기주의'를 꼽았던 PD출신 길 사장에게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길 사장과 같은 시기 현장에서 활동했던 20기(1993년 입사) 이상 고참 TV PD들도 전날 사내게시판에 올린 성명에서 길 사장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KBS 기자협회·PD협회·경영협회·기술인협회·촬영감독협회·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 및 KBS 노동조합(1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이날 오전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길 사장 퇴진과 보도 통제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물러난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이 길 사장에게 결단하지 않으면 뉴스가 멈출 수도 있다고 말하자 길 사장이 그러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임 전 본부장과 KBS 관계자 발언록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당사자인 임 전 본부장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이와 관련, 사내 담화에서 "뉴스가 멈춰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기자·PD 직군 중심으로 1천200여명이 소속된 새노조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이날 오후 7시 마감할 예정이다. 기술직군 중심으로 2천500여명이 소속된 1노조 투표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