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부터 각종 논란과 의혹이 불거져 험난한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원칙과 소신, 청렴 이미지를 갖춘 개혁 적임자로서 세월호 정국에서 위기에 놓인 박근혜정부의 '구원투수'로 전격 지명됐지만, 본격적인 등판 전부터 강도높은 '사전검증'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8년 전인 2006년 대법관 후보였을 때 적극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야당은 이번에는 정반대 입장으로 돌아서 벌써부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22일 후임 총리 지명 엿새째인 28일 현재 10여개에 이른다.

가장 먼저 불거진 논란은 총리 지명을 받기 직전까지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올린 수입이었다. 지난해 7월 서울 용산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연말까지 5개월간 16억여원을 번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안 후보자가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여기던 부분이다. 안 후보자가 지난 2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는 때에 맞춰 "국민정서에 비춰봐도 너무 많은 액수"라며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운 것도 이 때문이다.

안 후보자는 또 자신이 변호한 대법원 상고사건을 언급, "100페이지가 넘는 상고이유서를 다 직접 썼고, 서명만 한 일은 한번도 없다. 이는 전관예우와는 전혀 관계가 업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처럼 많은 수입을 올렸음에도 안 후보자는 4억7천만원을 기부한 것이 확인되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기부 시점이 총리 지명을 받은 때와 맞물린 것이 또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안 후보자는 "총리 후보로 지명받기 전부터 기부 방법 등을 문의했고 기부는 총리 지명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해명했지만 여전히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에 위촉되고도 나이스홀딩스의 법인세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을 맡은 것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저는 항상 바르게 살아왔다"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보유 재산을 놓고도 의혹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0월 구입한 서울 회현동의 78평짜리 아파트를 둘러싼 의혹이다.

이 아파트 가격이 16억2천여만원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안 후보자 측은 "할인분양 광고를 보고 12억5천만원에 구입했고, 이 아파트에 현재 거주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에는 이 아파트의 가격이 등기부등본에 16억2천여만원이라고 기록돼 있는 점 때문에 아파트 매도시 양도세를 줄여보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양도세는 실거래가격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탈루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가 현금 및 수표를 5억1천만원을 보유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수임료 반환용"이라고 밝혔지만 야당은 "이런 반환을 통해 개인 소득 총액 규모가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고, 안 후보자 측은 "5억1천만원 중 5억원은 모두 수표이기 때문에 투명하고 추적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의혹을 일축했다.

안 후보자가 아들과 딸에게 각각 5천만원씩을 증여한 것을 놓고도 증여세 납부 여부가 청문회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족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안 후보자의 동서인 이영수 KMDC 회장이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안 후보자의 아들이 2010년 1월 입대 후 서울 서초경찰서로 발령받은 지 9개월 만에 경찰청 본청으로 발령받은 것을 두고 특혜 의혹도 일었다.

안 후보자가 1978년 4월 서대문구 수색동에서 같은해 8월 갈현동으로 전입하는 등 1985년까지 13차례 주소를 옮겼으며, 특히 2001년과 2007년에는 안 후보자 부인이 자녀만 데리고 각각 두 달, 1년간 주소를 옮긴 것에 대해 위장전입 논란도 불거졌다.

안 후보자는 이날도 오전 9시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의 집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안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때 충분히 이야기하겠다. 모두가 다 제가 부족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