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곡역 방화범 검거. 28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도곡역 지하철 방화 사건 피의자 조모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곡역 지하철 3호선 열차에 불을 낸 방화범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도곡역 방화범 조모(71)씨는 등산용 가방 2개에 시너 11병(11ℓ)과 부탄가스 4개, 흉기 1개를 준비하고 사전 답사를 통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전남 광주시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조씨는 난 22일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사전답사를 통해 범행을 계획했다.

방화범 조씨는 전날 다시 경기도 고양시 원당 근처 모텔에서 잠을 잔 뒤, 이날 원당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매봉역을 지날때쯤 범행을 저질렀다.

조씨는 오전 10시51분쯤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이동하던 중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3차례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 도곡역 방화범 검거. 28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과학수사팀 소속 한 경찰이 도곡역 지하철 방화 사건 증거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증거품은 피의자 조모씨가 불을 붙일 때 사용한 인화물질을 담은 통과 업소용 라이터, 가방 등이다. /연합뉴스

하지만 당시 같은 전동차를 타고 있던 역무원과 승객들이 차내 소화기를 이용해 대부분의 불을 진화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조씨는 범행 뒤 부상 승객들을 치료하기 위해 긴급 투입된 구급차에 올라타 구급대원에게 "병원으로 데려달라"고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급대원은 인적사항을 확인하던 중 "기자를 불러달라"는 등의 수상한 점을 느끼고 2차례 경찰에 신고해 조씨가 붙잡혔다.

조 씨는 경찰조사에서 15년 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서 피해를 봤는데, 민원과 보상을 통해 받은 돈이 기대에 못 미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도곡역 화재로  대피하던 서모(62·여)씨가 발목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 37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