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25일 특별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26일 계획서 작성을 위한 실무협상에 착수했지만 조사대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특위는 이틀째 공전 중이다. 여야는 5월 임시국회를 '세월호 국회'로 명명하고 국회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세웠지만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야는 본래 국조 대상과 범위, 시기 등 특위 활동을 명시한 계획서를 합의해 본회의에서 이를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증인'을 계획서에 명시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여당은 전례가 없다며 거부하고 "일단 조사 대상 기관만 합의하고 증인들은 특위에서 정하자"면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이다.
공전의 원인에 대해서 여야는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애당초 국조특위를 정상적으로 가동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사사건건 불가론을 내세워 특위위원들이 사실상의 태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청문회 증인을 못박아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선거전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회 국조특위는 이같은 파행을 지켜보는 유족과 국민들의 실망감과 분노가 높아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조특위 파행의 핵심 쟁점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이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진실이라면 비서실장은 스스로 국정조사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정조사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침몰사고의 직간접적 원인과 정부와 관련기관이 침몰 후 단 한명의 인명도 구조하지 못한 구조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인물은 조사대상에서 미리 제외해 놓고 진행하는 국정조사라면 그 결과는 용두사미로 끝날게 뻔하다. 사고의 원인과 사후 대응과 관련된 책임자라면 당연히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우리사회와 정부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 국회 국조특위가 특정 조사대상을 놓고 차일피일한다면 진상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허송세월하는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입력 2014-05-2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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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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