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형사고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가운데 28일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전동차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안전의식이 높아진 성숙한 승객들과 위기대응법을 숙지한 역무원의 신속한 대처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54분께 70대 남성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들어서던 오금 방면 전동차 4번째 객차에서 인화물질을 가방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방화 당시 해당 객차에는 승객 50여명이 타고 있었고, 전동차 전체에는 모두 370여명의 승객이 탑승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출장을 가기 위해 지하철에 탑승한 서울메트로 역무원 A씨는 본능적으로 객실 내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진화에 착수했고, 승객들은 비상벨을 울려 기관사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위험상황을 감지한 기관사는 즉시 제동장치를 작동시켰고, 전동차가 도곡역에 멈추자마자 출입문을 열었다.
출입문이 열리자 승객들은 기관사의 안내속에 신속하고 질서있게 전동차를 빠져나가 참사를 막았다.
한편 범인 조씨(71)는 자신이 운영했던 업소에 대한 보상 문제로 사회에 불만을 품어 불을 지른뒤 달아났다 검거됐다.
조씨는 방화 과정에서 화상을 입고 피해자인 것처럼 속여 구급차에 올라 인근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가 30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씨는 "15년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 피해를 입었으며, 소송과 민원 등을 통해 보상을 받긴 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이라 불을 질러 자살해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화재 이후 3호선 열차는 도곡역을 무정차 통과하다가 1시간여 만인 낮 12시 24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