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모바일-데스크톱-클라우드의 편리한 연동에 중점을 둔 새 운영체제(OS)들과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그리고 개발자들을 위한 새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일제히 발표했다.

▲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4'의 개막을 앞두고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서관에서 참석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이 회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서관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4 개막 첫날 기조발표에서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8과 데스크톱용 OS X '요세미티'를 선보였다.

또 이들과 연동되는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도 발표했다.

◇통합검색창 도입

애플은 iOS 8과 요세미티에서 오프라인(사용중인 기기)과 온라인(인터넷 웹사이트 등)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까지 아우르는 통합 검색창을 도입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8에 있는 기능과 유사하다.

또 iOS 8에서는 앱을 사용중일 때 다른 앱에서 메시지 알림이 오더라도 원래 사용중이던 앱에서 나갈 필요 없이 곧바로 응답이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로 타이핑을 할 때 '예측 타이핑'이 가능하도록 하는 '퀵타입'이라는 입력 인터페이스도 새로 포함됐다.

예를 들어서 "오늘 저녁"이라고 치면 그 아래 창에 '어디서', '식당에', '회사에' 등 전후 맥락에 알맞은 단어가 뜨도록 하는 식이다.

현재 쓰이는 iOS 7에도 이와 비슷하게 생긴 창이 있지만, 오타 방지를 위해 올바른 철자를 가진 단어가 뜨도록 하는 기능만 있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출시

개별 기기들을 클라우드로 연동하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5GB 용량이 공짜로 주어지며, 20 GB 용량은 월 0.99 달러, 200 GB 용량은 월 3.99 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드롭박스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이 편하게 쓰도록 하는 동시에 이들을 고객으로 붙잡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아이클라우드는 사진, 동영상 등 일부 포맷의 데이터만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단말기와 자동으로 동기화했으나,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이런 포맷 제한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모바일-데스크톱-클라우드 연동

데스크톱 OS 새 버전인 요세미티는 지금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OS 기기끼리만 가능했던 '에어드롭' 기능을 맥에서도 쓸 수 있게 해 준다.

이에 따라 근처에 기기를 가져다 두면 간단한 조작을 통해서 데이터를 직관적인 방식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끼리 주고받을 수 있다.

요세미티가 깔린 맥이 있으면 아이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컴퓨터 스피커폰 채팅으로 받을 수도 있다.

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메일이나 문서 등 파일 작업을 하다가 맥으로 작업 장소를 옮기면, 곧바로 직전까지 작업하던 파일이 떠서 맥에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핸드오프' 기능을 도입했다.

인터페이스 체계를 iOS에 가깝게 만든 점도 요세미티의 특징이다.

OS X 요세미티 버전은 이날부터 개발자들에게 제공되며, 올해 여름에 공개 베타 프로그램이 공개되고 가을에 일반에 공급된다.

◇콘텐츠 가족 공유·부모 통보 후 허락 기능

애플은 아울러 앱스토어에도 상당한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음악, 영화, 책 등을 가족이 다 함께 공유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과 함께, 자녀가 콘텐츠를 구입할 경우 부모의 단말기에 이를 허용할 것인지 묻는 알림 메시지가 뜨도록 할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앱을 번들로 팔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도입키로 했다. 개발자가 원하면 여러 앱을 한꺼번에 사는 사용자가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메일 드롭'이라는 기능을 도입해 대용량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것이 쉽도록 했다.

◇건강관리·스마트홈 플랫폼 발표

애플은 아울러 건강관리 앱들과 기기용 플랫폼 '헬스킷'과 관련 앱인 '헬스',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홈 구현 플랫폼인 '홈킷'도 발표했다.

헬스킷은 맥박, 혈압, 호흡 등 생체 신호를 판독하는 기기나 앱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5에 탑재했던 기능이나 최근 발표한 '디지털 헬스' 비전과도 통하는 것이다.

홈킷은 주택의 문, 온도 조절기, 전등, 카메라, 전기 플러그, 스위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애플은 이날 홈킷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새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 공개

이날 개발자들에게 가장 화제가 된 소식은 새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의 발표였다.

애플 플랫폼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해 온 프로그래밍 언어는 '옵젝티브-C'라고 불리는 것이었는데, 약 20년 만에 이런 틀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애플은 iOS와 OS X를 위한 통합 개발환경 '엑스코드'에서 스위프트를 완벽히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엑스코드에 개발자들이 코드를 타이핑해 넣으면서 실시간으로 결과를 작동시킬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기능도 생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