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가구의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 지표가 20년새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는 도시 가구의 빈부격차를 크게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0일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소득 기준으로 도시 2인 이상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14.5%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년 전인 1993년 8.2% 수준에 그쳤다.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지표가 20년새 약 2배로 커진 것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1990년대 꾸준히 상승하다가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1997년 8.7%였던 것이 1998년 11.4%로 급등하며 단숨에 10% 선을 넘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이다가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2008년 14.7%에서 2009년 15.4%로 급등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2010년 14.9%, 2011년 15.0%, 2012년 14.4%에 이어 지난해 14.5%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상대적 빈곤율은 연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인 가구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10%라면 중간에 있는 가구 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가구가 10%라는 이야기다.

또 다른 소득불균형 수치인 5분위 배율과 지니계수 역시 20년새 상승세를 보였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배율로 지난해에는 5.70배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년 전인 1993년에는 3.84배에 그쳤다.

이 수치 역시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1997년 3.97배에서 1998년 4.78배로 크게 뛰었고 이후 4배 선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5년(5.17배)에는 5배 선을 넘었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6.11배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2010년 6.02배, 2011년 5.96배, 2012년 5.76배, 지난해 5.70배로 다소 완화됐다.

IMF 외환위기와 세계 금융위기가 도시 가구의 빈부격차 확대에 상당한 역할을 한 사실은 지니계수에서도 확인된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됐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 1993년 0.256에서 지난해 0.307로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수치 역시 1997년 0.264에서 1998년 0.293으로 급등했고 2009년에 0.320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0년 0.315, 2011년 0.313, 2012년 0.310, 지난해 0.307로 다소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