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계양.강화갑 재선거를 주시한다
우리는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 훈련장이라고 부른다.
작게는 학급학교 반장선거에서 크게는 국가원수를 뽑는 대통령선거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선거문화를 통해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을 기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선거가 일상화 되다시피 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가운데 신성하고도 불가침의 주권을 행사함으로써 민주주의 체질을 몸에 익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국의 민주주의 성숙도는 그나라 선거문화 수준에 의해 판가름나게 된다.
선거는 또한 현대사회에 있어서 국민을 정치적으로 통합시키는 가장 주요한 방식이다.
국민의 잡다한 이해관계는 선거에 의해 표명되며,선거를 통해 선택된 대표자는 의회의 다수결로써 사회통합은 이룩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거는 국민의 직접 정치참여 중앙통로(main_street)이자 용광로이다.
의회 민주정치 아래서는 「불리트(bullet:총탄)대신 밸러트(ballot:투표)로서」라는 말이 항상 모든 정치적 문제해결의 기본원칙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선거풍토와 문화를 한번 살펴보면 어떠한가.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처럼 선거가 갖는 의미와 우리 정치현실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함에도 우리 국민 대부분은 선거풍토와 문화를 혐오할 뿐아니라 정치는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정치혐오 및 외면풍토는 지난 시흥과 안양,구로을 재.보궐선거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평균 투표율이 40%를 밑돌았으며 선거운동 과정의 불법타락 행태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선거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민주주의 훈련장이라는 선거문화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우리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싶다.
정말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과 시민의식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미치자 정치권에 대해 울화통이 터진다.
여야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 지난 시흥,안양,구로을 재.보궐선거가 끝나자 마자 스스로 타락 불법선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앞으로 재선거에는 중앙당에서 전혀 개입하지 않고 지방에서 자체적으로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여야는 또 재선거 제도의 획기적인 개혁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5월말이나 6월초에 치러질 계양,강화갑과 송파갑 재선거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15대 국회의 마지막 재선거이자 16대 총선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여야가 이번 선거를 지구당 차원에서 불법타락 양상없이 조용하게 치른다면 내년 총선도 충분히 깨끗한 선거를 치뤄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계양,강화갑 재선거마저 탈법과 부정이 고개를 든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진실로 위기상황이다.
이제 문제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선관위는 물론이고 검찰이 불법타락 선거에 대해 여야는 물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다스린다면 우리의 선거풍토도 한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선거사범에 대해 다시는 출마가 불가능하게 중벌로 다스리는 것만이 공명선거를 이룰 수 있는 첩경임을 동서고금의 진리가 말해준다.
계양,강화갑 재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우리도 민주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金仁洙 인천본사 정경부장·iskim@kyeongin.com>金仁洙>
인천 김인수부장 데스크칼럼
입력 199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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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4-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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