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민들은 유정복 시장을 선택했다. 새로운 인천에 대한 갈망이 컸으며, 또 그가 내세운 '힘 있는 여권 시장'이란 표현에 동의해 준 것이다. 사실 이번 선거는 인천에 너무도 중요한 선거였다. 인천에는 많은 기회가 놓여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위기도 많다. 유 시장 당선자는 인천에 닥친 기회를 살리고 위협요인을 최소화해서 밝은 미래를 열어달라는 시민들의 주문을 정확히 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인천의 핵심 인프라인 항구와 공항에서 모두 심각한 위기 신호가 등장했음을 통찰해야 한다.

인천항은 세월호 사건 이후 여객과 화물 분야에서 모두 침몰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왕래하던 여객·화물선이 현저하게 축소되어 수입원이 줄어든 상태다. 여객선이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려면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인천공항도 위기신호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은 아직 세계 공항 서비스 부문의 최고 공항을 유지하고 있지만, 환승객 숫자는 작년보다 22%나 줄어든 상황이다. 인천공항에서의 국제선 이용여객 규모는 실질적으로 뒷걸음치고 있다. 그런데 이 공항과 항구에 관한 문제는 인천시 혼자서 해결을 주도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천시에 해양수산과가 존재하지만 어민을 위한 것일 뿐 여객선과 화물수송에 대한 권한은 없다. 이번 세월호 사건의 해결과정에서도 인천시는 어떤 개입도 없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인천시의 재량권이 없다. 인천공항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인천시 독자적인 영역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를 통해 인천에 유익한 결과를 얻어내야하는 과제이다. 이 문제들에 대해 '힘 있는 시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제부터 '유정복호'는 중앙정부로부터 국비를 확보하여 인천이 실질적인 물류와 관광도시로 발전하는 경로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시장 출마를 결심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우선 시장 전환기의 공백을 최소화하여 바로 실질적인 업무로 들어서길 바란다. 그런 점에서 작은 규모로 '취임준비위'를 출범시켰다는 소식에 안도한다. 4년 전 구청 단위에서조차 '인수위원회'라는 거창한 이름의 조직이 꾸려지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새로운 권력층의 탄생이 아니다. 합의된 미래 비전속에서 조용하게 변화를 이끌어 간다면 시민들은 언제든지 박수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