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강원 횡성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14일 방역 당국 관계가 거위를 키우던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AI가 재발한 것은 지난달 23일 전남 담양 육용 오리 농장에서 나타난 지 20일 만이다. /연합뉴스
"지켜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인 강원도 횡성군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강원 횡성군의 한 농촌 마을.

지난 13일 폐사한 거위가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농장이 있는 마을은 이날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진입로 입구에서는 방역 당국이 차단막을 설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무더위 속에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새벽 거위 969마리와 닭 20마리 등 989마리를 살처분한 해당 농장에서는 역학조사가 진행됐다.

발병 농가는 평소 풀어놓고 기르던 거위들이 죽어가자 당국에 신고했고, 농림축산 검역본부가 감정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

한 주민은 "산으로 둘러싸인 외진 마을에 AI가 발생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최근 가뭄과 우박 피해까지 발생한 횡성지역에 AI까지 등장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부지역에서 AI가 북상할 때마다 안간힘을 다해 막아냈던 강원도는 마지막 AI 청정지역이 뚫린 데 허탈해하는 모습이었다.

▲ 국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강원 횡성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14일 방역 당국 관계자가 해당 농가 주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전남 담양 육용 오리 농장에서 발병했던 AI가 20일 만에 다시 등장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강원도는 지난 2월 원주시 호저면 섬강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오자 가축 이동제한 조처를 하며 확산을 막아냈다.

또 지난겨울 철원·양구 등 접경지역까지 AI가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음성으로 최종 확인돼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여름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도는 이날 횡성지역 가금 사육농장에 대한 차단 방역과 출입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아울러 지난겨울에 사용했던 이동통제초소 등을 다시 주요 도로에 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 담당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축사 출입 시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농가 모임을 자제해달라"며 "이동통제초소에서 통제와 소독으로 불편하더라도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AI가 거의 끝나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발생해 거의 멘붕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당국은 한우의 고장 횡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지만 한우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