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인 26일에도 전국 철도운송 절반이상이 마비돼 시민들의
출.퇴근길 불편이 잇따르고 산업체 화물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는등 ‘교통.
물류대란’이 이어졌다.
또 시민들이 수도권 전철을 피해 자가용과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
버스정류장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혼잡했고, 인천,안산등 수도권 지역에
서 서울로 들어오는 주요 간선도로 등에서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거듭했
다.
시민들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차량고장 등으로 운행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원자재 수급차질로 수출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조속한 사태해결
을 촉구했다.
◆ 철도망 마비 = 서울과 인천, 수원 등을 연결하는 국철 1호선 구간의 운
행률은 이날 67.4%로 전날보다 약간 올라갔지만, 서울 지하철과 연계가 적
은 경인선과 경수선은 각각 38.6%, 47.5%에 불과했다.
시민들이 서둘러 출근길에 나서거나 대체교통수단을 이용한 탓인지 각 구간
의 승강장에는 전날과 같은 큰 혼잡은 없었으나 평소에 비해 붐비기는 여전
했다.
서울역 중앙관광안내소에는 예매승객들이 열차운행 중단을 역 당국으로부
터 뒤늦게 통보받았다며 몰려와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전국 철도망의 경우 새마을호.무궁화호.통일호 등 여객열차의 운송률은
29%, 국내 화물운송의 ‘동맥’인 화물열차도 평소 물량의 10%에 그치는
등 ‘물류대란’도 이어지고 있다. 화물운송의 경우 평소 12만~13만t에서 1
만3천800여t으로 급감했다.
경부선의 경우 새마을호 6편, 무궁화 18편, 호남선은 새마을 1편, 무궁화 6
편, 전라선은 새마을 1편, 무궁화 4편, 장항선은 무궁화 2편, 통일호 2편
등이 운행 계획이 잡혀있는 실정이다.
◆ 교통체증 심화 = 철도파업으로 시민들이 승용차를 끌고 나오거나 버스.
택시등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서울 진입도로 대부분에서 ‘교통 도미노’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간선도로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아예 주차장으로 돌변했고 정
체시간도 평소보다 20분 이상 빨라졌다.
경인로는 영등포 방향에서 평소보다 정체시간이 20분 가까이 앞당겨진 오
전 6시50분부터 시작돼 차량들이 꼬리를 물었고, 7시30분을 넘어서는 아예
시속 5㎞ 미만으로 떨어졌다.
특히 영등포 방향의 개봉역 인근 도로에서는 차량들이 거의 서 있어 주차장
으로 돌변했으며, 시흥대로와 서부간선도로도 교통정체가 극심했다.
의정부에서 서울 노원방향을 거쳐 시내로 연결되는 동부간선도로 월계1교에
서 중랑교 구간은 시속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고속도로도 철도파업 여파로 승용차들이 몰려 판교~한남대교, 일산~판교 방
면 등에서 차량들로 크게 붐볐다.
◆ 공항.버스터미널 = 공항과 고속버스터미널에도 대체 교통수단을 찾아 밀
려든 승객들로 붐볐다.
동서울고속터미널과 강남고속터미널에서는 이틀째 고속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호남선의 경우 평소의 2배에 이르는 1천500여명이 고속버스를 이
용했으며, 경부선도 평소 1천700여명에서 3천200여명으로 버스 이용객들이
대폭 늘어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를 제외한 국내선 전 노선의 예약률과 탑승률
이 평소에 비해 30~40% 가량 치솟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 대한항공 국내선 여객기 20편의 탑승률은 95% 이상을 기
록했고, 아시아나 항공도 90%를 크게 웃돌았다.
예약전화도 폭주해 오후 비행기를 예약하려는 에약문의전화가 수천여건에
이르고 있다고 항공사측은 밝혔다.
◆ 시민불만 고조 = 철도파업이 이틀째 이어지자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
며 노조지도부의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
서는 불만을 터트렸다.
회사원 최동호(37)씨는 “어제는 40분이나 전철을 기다리다가 지각을 했
고, 오늘도 출근길이 ‘고생길’이다”면서 “노조의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
도 시민들의 불편을 담보로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성민(32)씨는 “파업 때마다 시민들이 볼모가 돼야 하느냐”고 반
문한뒤 “극단적 대결보다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문화가 하루빨
리 정착돼야 할것”이라고 촉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