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겨진 자녀들을 데려다달라고 고가도로 위에서 투신 소동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경찰과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15일 인천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18분께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에 있는 15m 높이의 한 고가도로에서 A(42)씨가 난간 위로 올라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있는) 아이들이 집에 도착해 통화하게 되면 내려가겠다"며 약 2시간 30분동안 소동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가도로 밑 도로에 구조매트를 설치하고, A씨와 아이들을 통화하게 해 진정시킨 뒤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구조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갈산동의 한 빌라에서 "남편이 괴롭힌다"는 A씨의 부인 B(42·여)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각각 15살(여), 7살, 18개월된 A씨의 세 자녀가 지저분한 환경에 방치돼 있는 것을 보고 인천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인계했다. A씨가 B씨나 자녀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실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A씨의 자녀들과 상담하면서 아동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일단 A씨는 자살예방센터에서 치료·상담을 받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