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소송을 통해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19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하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전교조 사무실. /연합뉴스
법원이 19일 해직자 가입 문제를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합법 노조가 아니라고 판단함에 따라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됐다.

해직된 교사에게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는 전교조 규약(부칙 제5조)이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노조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의 핵심이다.

아직 항소 절차가 남아 있어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법외노조가 노조가 갖는 모든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하게 됐다.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육부를 상대로 한 단체교섭, 단체협약체결권도 잃게 된다.

당연히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노동쟁의 조정신청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도 없다.

노조에 부여되는 조세 면제 혜택도 없어지고 노조 전임자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된다.

교육부는 이날 법률상 '노조 아님'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내기로 했다.

우선 노조 전임자에 대한 휴직허가를 취소하고 다음 달 3일까지 복직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5월 말 현재 전교조의 노조 전임자는 본부와 지부 등 모두 72명이다.

이들은 현재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시·도교육감의 휴직 허가를 받아 노조 업무를 보고 있으나 법외노조가 되면서 휴직 사유가 해소돼 일선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관련 규정에서는 한 달 내 복귀하도록 돼 있으나 통상 행정예고를 2주로 두는 것을 감안해 다음 달 3일로 복귀 시기를 정했다고 교육부 측은 설명했다.

기간 내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직권면직 내지 징계를 받게 된다.

교육부는 아울러 임대료를 지불하거나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사무실에서 전교조 지부를 즉시 퇴거하게 하고 사무실 지원금을 반환하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 전교조와 진행 중인 단체교섭을 중지하고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은 고용노동부가 '법상 노조 아님'을 통보한 지난해 10월 24일 이후 효력이 상실한 것으로 보고 해지 통보를 하게 할 계획이다.

이밖에 급여에서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단체협약에 따라 각종 협의회에서 전교조의 참여자격 박탈 등의 조치를 하게 했다.

교육부의 후속조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1일부터는 진보 교육감이 대거 취임하게 됨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이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주요한 갈등 사항은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징계 여부다.

시·도 교육감이 미복귀 전임자의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거나 교육감을 아예 직무유기로 형사고발을 할 수 있다.

교육감은 이에 대해 직무이행명령 취소소송을 낼 수 있어 법적 다툼이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

전교조 측은 일단 전임자의 미복귀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대의원 대회와 전임자 간 회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김성기 교육부 학생정책관은 "형사 고발을 염두에 두고 하기보다는 시·도교육청이 후속조치를 이행하도록 점검하고 지도하겠다"며 "교육감들이 법적 질서를 지켜나가는 데 협조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