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산시외버스터미널은 양쪽 출입문이 전부 철거된 채 폐허로 변했다. 오산시와 (주)오산터미널이 상인들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뒤 지난달 29일 시유지로 터미널을 이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음식점과 매점 등을 운영하던 상인들은 폐허가 된 터미널을 지키고 있다. 아직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터미널 내 매표소, 의자 등 시설물이 철거되고 천장에 부착된 전기설비들도 뜯겨 나갔다. 심지어 상인들이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변기, 세면대 등 화장실 내 시설물을 부수고 아예 화장실 3곳을 모두 폐쇄했다.
상인들은 오산터미널측이 영업을 그만두지 않으면 전기와 수도 등을 끊고 용역을 부르겠다고 하는 등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월세와 관리비도 다 납부했는데, 며칠 전엔 수도요금이 밀렸다며 독촉장을 보냈더라"며 "수백만원의 연체금을 내지 않으면 수도를 끊는다고 해 상하수도사업소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대신 내겠다고까지 했다"고 발만 동동 굴렀다.
4천500여만원의 보증금을 받지 못한 음식점 주인 장모(65·여)씨는 "상점 하나 들어갈 수 없는 곳에 터미널을 이전해 장사도 못하게 해놓고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는데, 시는 알아서 해결하라고만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시는 팔짱만 낀 채 해결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어차피 코레일 부지에 터미널을 임차해 사용해 왔고 환승센터가 들어서면 나가야 한다"며 "터미널과 상인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조영상·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