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상임위원회 및 상설특별위원회 위원장단이 선출된 24일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선거 결과가 게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가까스로 후반기 국회 원구성에 합의하고 6월 임시국회를 정상가동하기로 했지만 정작 고비는 이제부터다.

인사청문회와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만만치 않은데다, 이를 직접 다룰 상임위원장과 간사단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반기와 같은 충돌이 예견되는 곳이 적지 않다.

◇강대강 충돌 예상 '죽음의 조'는 = 전체 18개 상임위 가운데 안전행정위는 다뤄야 할 안건과 인물 배치도 면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곳이다.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전반기 정보위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등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던 '구원(?)'이 있다.

게다가 야당에서는 김현 진선미 임수경(새정치민주연합),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등 화력이 센 '여전사'들이 포진해 인사청문회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기 싸움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국가안전처 신설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공직자윤리법, 재난안전 기본법 등 세월호 참사 후속 법안을 다뤄야 하는 만큼 전략적 기용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처럼 중진 의원도 있어 거중 조정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해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세월호 국정조사 와중에 청와대의 보도통제 의혹이나 KBS 사장의 인사청문회 등이 쟁점화할 경우 또다시 멈춰 설 수 있다.

그나마 합리적 성향의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간사여서 협상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특히 위원장도 친박(친 박근혜) 한선교 의원에서 역시 주류인 홍문종 의원으로 바뀌면서 여권의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 상임위화를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은 정보위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중진 중심의 상원이지만 초선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야당에서는 강성파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많이 내왔다.

이에 맞선 새누리당의 이철우 간사는 국가정보원 출신의 재선으로서 국정원 개혁에 대해 신경전을 벌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전반기 법사위에서 야당 위원장과 여당 간사로서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이쪽으로 나란히 자리를 옮겨 제2라운드가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권 의원은 상반기 법사회 간사를 지내며 환노위가 통과시킨 '산재보험법 개정안' 처리를 가로막아 환노위원들로부터 '법사위 월권' 비난을 받은 장본인이다.

반면 이 의원은 당내 대표적 486 인사로 노동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져 둘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의 화력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위원장에 '노동계 마당발'로 통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의원이 선출됐고, 한정애 은수미 장하나 의원 등 전반기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인물들이 배치됐다.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문제,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법사위는 강성으로 분류됐던 박영선 의원의 뒤를 이어 이상민 의원이 의사봉을 쥐게 돼 분위기가 달라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간사인 재선의 홍일표 의원이 18대 국회 법사위 경험 있는데다 온건한 합리파로 분류되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친노 직계 전해철 의원도 초선이지만 협상과 대화를 내세우고 있어 간사간 협상 채널이 원활하게 가동될지 주목된다.

다만 '주포 역할을 해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잔류하고,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도 거침없이 발언하는 스타일이어서 조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전지대' 예감 상임위는 = 상대적으로 순항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임위도 있다.

우선 전반기에도 철도파업 사태를 원만히 해결했던 국토교통위는 후반기도 협상 무드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대화를 중시하는 박기춘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과 김성태(새누리당) 정성호(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여야 간사로 포진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작년 말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막후협상으로 철도파업 타결을 주도했고, 양당 간사도 대화와 타협을 우선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 해도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놓고 여야가 대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국방위는 3성 장군 출신의 황진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 간사는 해군참모총장 출신의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과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선임돼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직전 대표였던 황우여 의원과 대선 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들어와 초재선 중심의 전반기에 비해 무게감이 더해졌다.

농어촌 지역 의원 중심의 농해수위도 위원장과 간사는 바뀌었지만 위원은 상반기 국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충돌이 덜한 상임위다.

그러나 해양 부분에서 세월호 참사를 본격적으로 다룰 경우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실제 새누리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이 이 상임위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위 역시 보건·복지 현안에 전문성가나 의사 출신 의원들이 대부분 잔류하는 등 인적 구성에 큰 변화가 없다.

'의료 영리화'나 복지 관련 법안을 놓고 이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다른 안건마저 올스톱 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