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원도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고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지난 23일 자살시도 직후 강릉아산병원으로 후송될 당시 대역을 사용한 것과 관련된 군의 해명이 다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방부는 처음에는 강릉아산병원에서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대역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가 병원 측에서 강력 부인하자 강릉아산병원과 계약을 맺은 강원129응급환자이송단에서 '가상의 환자 운용'을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도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가짜 환자를 후송한 데 대해 "강릉아산병원과 계약한 129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면서 "(129는) 강릉아산병원의 진입로가 좁고 취재진이 많은데 환자의 혈압이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어서 환자 보호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 병장 이송을 담당한 강원129응급환자이송단도 군 당국에 임 병장 대역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강원129응급환자이송단의 한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강릉아산병원에서 임 병장이 이리로 온다며 환자를 후송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며 "그 이상도 없고 그 이하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그렇게 할 이유가 있느냐.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국방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장관은 임 병장 대역 논란이 커지자 관련 부서에 경위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알려졌다. 
▲ 육군이 지난 23일 자살시도 직후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한 임모 병장은 군이 내세운 가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이날 응급상황이라는 이유로 멀쩡한 병사에게 모포를 덮어 임 병장 행세를 하게 했고 가짜 임 병장 도착 전부터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응급차량이 멈추는 위치까지 정해 기자들에게 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사건 하루 뒤인 24일 "당시 병원에 취재진이 너무 많아 응급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돼 그렇게 했디"고 해명했지만 군 스스로 만든 포토라인으로 취재현장이 철저하게 통제돼 설득력 없는 변명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지난 23일 강릉 아산병원 가짜 임모 병장 이송 모습. /연합뉴스
이와 관련, 국군강릉병원장인 손승재 대령은 이날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 "(임 병장 후송을 위해) 우리 군에서 구급차를 준비 중이었는데 129 측 구급차가 들어왔다"면서 "129 구급차 기사는 강릉아산병원의 요청을 받고 왔다고 했고, 129 측의 요청으로 가짜 환자(강릉국군병원 의무병)를 준비했다"며 강원129응급환자이송단 측의주장을 재반박했다.

국방부가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를 공개하지 않기로 25일 결정하면서 "희생자 유족이 메모 공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밝힌 것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희생자 유족은 이날 임 병장의 메모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유족들 핑계를 대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최대한(21) 일병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족들은 임 병장의 메모 공개를 반대한 적이 없는데 국방부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유족들이 원칙적으로 메모장 공개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았다"며 "다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에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국방부측 설명과 말이 바뀌었다'는 지적에 "언론에서 메모장 공개를 요구했던 시점은 우리들이 수사와 관련해서 진행이 별로 안 됐기 때문에 메모장 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