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정인가
17년간 한결같이 권력분산 주장
야당과 인사·정책 함께 할것

野정책 수용에 대한 내부 반발?
0.8%p 차 승리 '민심 50 대 50'
이념 떠나서 도민행복 최우선

남지사가 본 경기도와 김문수
다양성 품은 '작은 대한민국'
GTX 성공적… 차질없이 추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행보는 취임전부터 전 국민의 관심사였다. 대한민국 정치 사상 최초로 야당과의 연정을 화두에 올리더니, 지체없이 그 실현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이미지 정치인'이라는 일부의 비판적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하지만 승자의 잔치로만 여겨지는 대한민국 선거에서 승자가 패자에게 함께 하자는 제안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이때문에 연정 성공에 대한 의문부호를 붙이는 사람도 많다. 또 야당의 정책을 일부 수용하는 것이 연정의 전제조건으로 거론되면서, 여당내 비판의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가 주창하는 관피아 척결, 혁신 도정 등도 민선 6기를 맞는 지방자치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고 있다. 민선 6기 경기도정 구상으로 분주한 그를 만나, 새로운 정치와 지방자치를 꿈꾸는 그의 속내와 포부를 들어봤다.

-캐치프레이즈가 혁신도지사다. 남 지사가 추구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어려운 의미가 아니다. 포장마차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얘기하는 것들, 시장에서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나오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제가 말하는 혁신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기득권 내려놓기다. 경기도지사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 중에 인사와 정책을 야당과 나누려 한다. 기득권을 포기할 때 혁신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연정이 공약에서 시작돼, 대연정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왜 연정을 하려하나.

"17년 정치를 해오면서 권력 분산에 대해 한결같이 주장을 해 왔다. 그동안 주로 국회에서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라든지 4년 중임제와 같은 주장을 해온 게 사실이다. 이제 도지사가 됐으니 경기도에서 제 정치철학인 권력분산을 저부터 실천하려고 마음 먹은 것이다. 이렇게 기득권을 포기하면 여야 협력의 정치, 통합의 정치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야당도 열린 마음으로 상당히 성의있게 함께 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리고 의미있는 성과를 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소위 소연정, 대연정이라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정치제도와 정치문화상 연정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통합의 정치, 협치를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여당에는 경고, 야당에는 주의를 줬다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국난을 극복하고 많은 민생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민심의 뜻을 정치권에서는 잘 새겨듣고 다 같이 통합과 협력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

-연정 추진과정에서 야당의 진보정책에 대한 수용 의사도 밝혔다. 정책선거에서 이긴후 패자의 정책을 받겠다는 논리다. 지지한 유권자들의 반발도 있다. 과연 이를 타당하다고 보는가.

"먼저 0.8%라는 적은 표 차이는 반올림하면 결국 50:50이다. 차이가 없는 지지율이기 때문에 제가 일방적인 승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이렇게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의 근본원인이 바로 승자독식, 치킨게임식의 권력투쟁이라고 본다. 승자독식을 윈윈게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기간에 나온 정책들을 보면 정책의 유사성이 상당하다. 가령 보육교사 처우개선 문제에 있어서 김진표 후보께서는 공무원화를, 저는 보육 준공영제를 내세워 방법론에 차이가 있었지만 '아이키우기 좋은 경기도'라는 최종 목표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경제살리기, 교통문제 해결, 복지문제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수냐 진보냐, 그리고 여야를 떠나서 정책에 있어서는 충분히 연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본다. 이념을 떠나 국민의 만족, 경기도민의 행복이 최상의 가치이고 이를 위해 현실적인 접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제가 항상 말하는 게 있다. 종북좌파의 정책을 제외하고는 어떤 정책에 있어서도 열린 마음으로 극복해내겠다."

-남 지사가 보는 경기도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작은 대한민국이라는 점이다. 대도시의 모습과 농촌의 모습, 접경지대도 있고 항만도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도 있다.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를 극대화 시킨다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대의 단점은 수도권 규제다. 잠재력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수도권 규제가 이중삼중으로 돼 있어 투자도 제한되고 인프라 구축도 쉽지 않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규제를 시·군으로 분산하겠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수도권 규제의 합리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강조하고 있다. 지방자치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의 우수사례가 될 것으로 보나.


"국민이 바로 정치권에 혁신과 변화를 명령하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정치적인 실험이 성공, 실패여부를 떠나 우리나라에 의미있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다행히도 야당에서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해주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것이고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함께 협상테이블에 앉았다는 자체, 첫 발을 내디딘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진전이다. 첫 술에 배부를리 없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인데 이미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고 본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4분의1인데 경기도가 혁신하면 대한민국이 혁신할 수 있다. 경기도의 신선한 바람이 대한민국에 퍼져나가면 좋을 듯하다.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주시고 응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혁신행보를 남경필만의 '이미지 정치'로 보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국회에 입성한 뒤로 끊임없이 개혁과 권력분산을 얘기해 왔다. 제 신념과 철학이다. 결국 이미지도 제 행동에 대한 평가이지 않겠나. 경기도지사가 돼서 제가 주장한 개혁을 실천으로 옮기려고 하는 것이다. 실천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전 국회에서 항상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 경기도지사로 비판받는 자리에 있게 됐다. 비판받는 자리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

-김문수 정책 중 계승할 것과 재검토할 것을 꼽아달라.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정책은 GTX다. 특히 지하철은 버스와 더불어 수도권 출퇴근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도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제 임기중에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그 외에 이어받아야 할 정책이나 재검토할 정책을 여야 정책협상단의 협상테이블에 올려 치열하게 논의하겠다."

-당선의 이유중 하나로 쓴소리를 해온 정치인이란 점을 꼽았다. 지사가 돼서도 정치권 비판 입장을 견지할 것인가.

"도지사는 도정의 책임자로 비판을 받는 자리다. 비판을 받는 자리에서, (중앙정치권) 비판을 가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경기도에서는 여·야간 싸우지 않는 협치를 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경기도의 정치가 바뀌면 대한민국의 정치도 바뀐다."

■약력

▶1965년 1월 20일(49세) / 용인 출생
▶경복고 / 연세대 / 미국 예일대 경영학 석사
▶전 경인일보 기자
▶15·16·17·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경기도당위원장·최고위원
▶민선 4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김태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