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도지사도, 첫 발을 떼는 도지사도 요란함은 없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급식 배식 봉사로 퇴임식을 갈음했고, 신임 남경필 지사는 취임식 대신 도재난종합지휘센터 등 안전현장을 점검한다.

김 전 지사는 30일 민선 5기 취임때 급식 배식 봉사를 했던 의정부 가능역을 찾아 다시 급식봉사에 나섰다. 이로써 김 지사는 임기의 시작과 끝을 이곳에서 무료 급식봉사로 차분히 보내며 '더 낮은 곳에서 도민을 섬기겠다'는 약속을 상징적으로 지킨 셈이 됐다.

이날 부인 설난영 여사를 동반한 김 지사는 가능역 '119 한솥나눔'의 급식봉사 활동에 참여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했다. 퇴임하는 김 지사의 마지막 공식일정은 이것이 전부였다.

도 관계자는 "'조용히 임기를 마치고 싶다'는 지사님의 완곡한 당부 때문에 도청행사계획에도 아예 빠졌다"고 전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김 전 지사에게 꽃다발을 걸어주며 임기 중 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 발전에 힘쓴 것에 감사를 표했다.

가능역에서 김 전 지사를 기다리고 있던 40여명의 지지자들도 다음 행보를 응원하는 것으로 퇴임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김 전 지사는 4년 전인 지난 2010년 7월 1일에도 현장 행정과 경기북부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곳에서 급식 봉사로 취임일정을 대신했다. 당시 취임식도 국민의례와 취임선서로 단출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경기북부는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을 지켜 온 최전방"이라면서 "안보 때문에 낙후한 경기 북부를 통일 대한민국으로 가는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지사의 급식 봉사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그동안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편 1일 임기를 시작하는 남경필 신임 도지사는 취임행사를 여는 대신 도재난종합지휘센터와 119안전센터를 방문한다. 소방공무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한 후 재난위험시설인 성남 중앙시장을 찾아 재건축 업무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앞서 남 지사는 이재정 신임 도교육감과 함께 세월호 사고 안산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면담키로 했다.

남 지사측 관계자는 "형식에 얽매여 화려하게 취임식을 하는 것보다는 임기내 어떤 경기도를 만들지를 보여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후보시절부터 강조해오던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최재훈·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