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후 도주했다가 23일 생포된 임모 병장이 수색조와 대치했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금강산콘도미니엄 인근 야산에 24일에도 여전히 출입금지 표시가 돼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뒤 도주한 임모(22) 병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 이상 임 병장과접촉했으나 체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3일 "임 병장을 검거하기 전까지 주간 수색 및 야간 차단작전 병력이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최소한 세 차례 이상 접촉했다"며 "첫 번째는 지난달 22일 오전 11시16분, 두 번째는 같은 날 오전 11시56분, 세 번째는 지난달 23일 새벽 2시13분께 각각 수색 중이던 병력과 임 병장이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접촉 간에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은 '훈련병이다', '피아식별 띠를 가지러 가는 길이다', '암구호를 잊어버렸다' 등으로 거짓 답변을 한 후 도주했다"며 "세 번째 접촉 때는 작전병력이 도주하는 임 병장을 향해 3발을 사격하고 추격했으나 현장에서 검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색 병력이 임 병장과 접촉하고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임 병장 수색작전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임 병장은 군(軍) 수사진에 도주 과정에서 6차례 수색 병력을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수색작전 과정의 문제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총기난사 희생자 5명의 사망이 최종 확인된 시간은 오후 10시4분으로 사건 발생1시간 54분 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11중대 행정보급관이 GOP 소초에 진입하면서 오후 9시께 최모 일병, 9시40분께 이모 상병과 진모 상병, 10시께 김모 하사, 10시4분께 김모 일병의 사망을 각각 맥박과 호흡 유무, 체온 등으로 확인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또 3대대 소속 의무부사관이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GOP 소초에 도착한 시간은사건 발생 1시간36분 뒤인 오후 9시46분이었다. 같은 대대 소속의 군의관은 사건 발생 1시간55분 뒤인 10시5분에야 GOP 소초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 군의 의료인력이 사건 현장에 늦게 도착해 응급 처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5명의 희생자를 부검한 결과 사인은 모두 '과다출혈'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GOP 소초는 산악지역이고 당시 보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짙게 끼어 (의료진이) 접근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희생자의 사인이 과다출혈로 나온 것에 대해서는 "총상으로 인한 사망자의 사인은 대부분 과다출혈로 나온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중앙119 응급헬기도 사건 발생 3시간27분 뒤에야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후 8시10분에 사건이 발생하자 22사단은 8시49분께 의무사령부에 군(軍) 응급환자지원센터에 응급헬기 지원을 요청했다"며 "이후 군 응급지원센터는 9시19분에 중앙119에 응급헬기 지원을 요청했고 9시35분 중앙119로부터 지원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중앙119 응급헬기는 22사단 사령부에 11시37분에 도착했고 환자는 11시40분에 사단 사령부에 도착했다"며 "중앙119 응급헬기는 지원 가능 통보 이후 1시간이 지난 10시35분에 이륙했는데 이는 비행금지선(NFL) 지역에 대한 비행승인과 공역통제, 계기비행 협조 등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달 22일 임 병장 수색작전 중 팔 관통상을 입은 수색팀 소대장은 오인사격으로 다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 소대장은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초등학교 인근 야산의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지점에 진지를 선정해 차단작전 중이었다"며 "수목으로 인해 정확한 전방관측이 제한된 상태에서 약 40여m 떨어진 민간 컨테이너 앞에서 서성거리던 임 병장 추정 인원을 발견하고 사격을 가했고, 이때 컨테이너 방향에서 날아온실탄에 의해 관통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컨테이너와 그 인근에 설치된 민간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당시 컨테이너 주변에는 같은 중대 소속 하사 2명이 차단 작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사 2명은 '총성이 들린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사격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사격 인원은 소대장과 하사 2명으로, 이들이 사격한 실탄 11발의 탄피를 수거해 확인한 결과 모두 이들이 휴대하고 있던 잔여 실탄 로트번호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또 임 병장이 지난달 21일 GOP 소초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동안 A모 하사가 임 병장을 향해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A 하사는 임 병장의 수류탄 투척으로 파편상을 입은 후 수류탄 폭발 지점 인근에서 2발의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