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시민은 밤마다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느라 잠을 설치기 일쑤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사는 주부 정모(29)씨는 최근 밤마다 모기에 시달리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생후 8개월 된 자녀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스프레이용 모기약과 훈증기, 모기장을 배로 늘렸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회사원 박모(43·청주시 흥덕구)씨 역시 최근 모기 때문에 아침마다 기분을 망친다.

극성스러운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모기에 물린 곳을 긁느라 뒤척이기 일쑤"라면서 "잠을 푹 자야 정신이 맑을 텐데 그렇지 못해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년 5월께부터 개체 수가 늘어나는 모기는 6∼7월에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후 장마 기간 잠시 주춤했다가 날이 선선해지는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5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공북리 모기 채집소에서 유문 등(모기 유인등)으로 채집한 모기 3천907마리 가운데 28.4%(1천108마리)가 7월 첫째 주에 채집됐다.

이 연구원의 신강숙 연구관은 "날씨가 더워지는 이맘때쯤 모기가 급증한다"며 "일교차가 심할수록 모기가 따뜻한 실내로 몰리기 때문에 개체 수가 급증한 것처럼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 4월 18일 부산을 시작으로 제주와 경북 경산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여름을 나야 할 시민의 걱정은 더 커졌다.

대형할인점과 약국에는 모기 관련용품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초부터 해충 퇴치 상품 전용 코너를 마련했고, 농협 충북유통 역시 별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농협 충북유통의 박상영 주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약국에서는 모기 물린 곳에 바르는 의약품이 인기 상품이다.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43·여)씨는 "모기 관련 약품을 한 달 전에 들여놨는데 이를 찾는 손님이 10%가량 늘었다"고 귀띔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여름철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차례 일제 방역을 했고, 14개 보건소마다 자체 계획을 세워 주택가 등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며 "일본뇌염 예방을 위한 홍보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