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 인줄은 몰랐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 7조2천억원(잠정실적)을 두고 하는 얘기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올 1분기(8조4천900억원)보다 15.19%, 작년 같은 분기(9조5천300억원)보다 24.45% 각각 감소했다. 말그대로 어닝쇼크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6조4천600억원)이후 처음이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홀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온 삼성전자였고,일부에서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있던터라 금융시장과 관련 업계가 받은 충격은 크다.

이익이 줄어든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성적 부진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더 큰 걱정은 삼성전자가 저성장기조에 돌입했을지 모른다는 우려다.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고가의 고기능 제품에서 저가의 간편한 제품으로 옮겨 가고 있는 시장 환경에 삼성전자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신경쓰인다. 원화강세가 부진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래서 3분기는 더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개 기업의 영업이익에 우리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가 현대·기아차와 함께 한국 수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즉 삼성전자의 부진은 한국경제의 침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LG경제연구원의 '원화 강세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보고서에서 지적했듯, 지금 우리 수출시장은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을 발표하니 "삼성전자, 너마저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수많은 중소 하청업체가 받을 악영향도 걱정이다.

사실 우리 경제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몇몇 대기업의 호실적에 부풀려진게 사실이다. 이제 삼성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삼성전자도 스마트 폰에 쏠려있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는한, 상황은 지난 2006∼2008년 환율이 급락하고, 휴대전화 사업 성장이 꺾이며 실적이 정체되던 현상이 재현될지 모른다. 이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