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차기 당권 주자를 뽑는 7·14 전당대회는 푹푹 찌는 한여름 열기에 버금가는 후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선거운동 기간 '양강'(兩强)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 간의 치열했던 접전만큼이나 행사장에서도 지지자들은 대의원을 상대로 열렬히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전당대회에 참석하자 행사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라" = 한쪽에서 '서청원'을 외치면, 메아리처럼 다른 쪽에서는 '김무성'을 외쳤다.

또 일부 지지자들은 '서청원-홍문종'을, 또 반대편에서는 '김무성-김영우' 등을 번갈아 연호함으로써 1인2표제에서 후보간 연대관계가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앞서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객석에서는 캠프별 지지자 간에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승강이가 벌어지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밖에 한때 출입 비표를 받지 않은 당원들이 대거 행사장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자 뒤늦게 이들을 퇴장시키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에서는 톡톡 튀는 슬로건으로 주자간 차별화 경쟁도 벌어졌다.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한 뒤 대회장을 나서며 당대표 후보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기호순으로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김태호), '미래로 나아갑시다'(김무성), '용광로처럼 뜨거운 정당'(이인제), '당원이 주인입니다'(박창달), '의식개혁! 인적쇄신! 김을동!'(김을동), '통합의 용광로! 포용의 새바람!'(홍문종), '무사안일주의 앙 대요~!'(김영우), '위기에 강한 당대표'(서청원), '대통령 빼고 다 바꾸는 것!'(김상민) 등이었다.

행사장 밖에서도 캠프별로 피에로 분장을 하거나 풍선, 현수막, 피켓을 준비한 선거운동원들이 진을 치고 행사장에 입장하는 대의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朴대통령 등장에 모두 '기립' =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대회장에 등장하자 당원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근혜'를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빨간색은 박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시절 당 이미지 쇄신을 위해 채택했던 색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단상에서 11분간 연설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21차례의 박수로 지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함에 따라 행사장 주변 경호도 삼엄했다.

대통령 경호실은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해 잠실체육관 안팎을 둘러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출입구마다 검색대가 설치돼 가방과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까지 샅샅이 뒤지느라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직자들 "변화와 성공 기원" =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변화와 도약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변화와 끊임없는 혁신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강도 높게 꾸준히 실천해서 박근혜 정부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전대준비위원장은 "이제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면서 "몇 년 전 나라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똘똘 뭉쳤던 그 기상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잃어 버릴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눈에 띄는 참석자 =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원희룡 제주시장 등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출동했다.

여기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 청와대에서 조윤선 정무수석비서관 등도 참석해 후보자 선출 과정을 지켜봤다.

야당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사무총장과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축하차 참석했다.

주한 프랑스, 라오스, 미얀마, 콜롬비아, 케냐 대사 등 외교사절들도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축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