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차마다 '좌석 없음'
경기, 8시께 금지령 해제
"뭐하는 거냐" 격렬 항의
인천선 지하철이용객 급증
"앞으로 어쩌나" 시민 걱정
16일 오전 출근길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평소에도 45인승 버스 좌석은 물론 입석승객까지 들어차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했던 출근버스에 입석이 금지되자 정류장마다 시민들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계속됐다.
이날 오전 7시께 수원 우만4단지 아파트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수십여m씩 줄을 서 있으나, 한참이나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동수원TG 진입을 두 정거장 남겨둔 사실상 마지막 정류장으로, 매번 오는 버스 앞유리창마다 '잔여좌석 없음. 다음 차를 이용하시기 바람'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출근길 1분이 아쉬운 시민들은 빨간색 광역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올 때마다 목을 빼고 기다리지만, 버스는 야속하게도 정류장을 지나쳤다. 기다림에 지친 시민들은 택시를 타고 사정이 나은 앞 정류장으로 이동하거나 목적지 인근으로 향하는 다른 버스를 타기도 했다.
시민 박진구(35)씨는 "차라리 서울 사당에 가서 지하철로 갈아탄 뒤 강남에 가는 게 낫다"며 "마냥 기다리다가는 점심이 돼서야 회사에 도착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같은 시각 용인시 동천동 머내 정류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강남이든 종로든 서울로 향하는 버스는 잇따라 무정차 통과를 했다. 발만 동동 구르던 시민들은 고속도로를 경유하지 않는 버스를 타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택한 시민들로 지하철 역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김보미(31·여)씨는 "입석이 안 된다고 해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출근했다. 다른 날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출근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우려됐던 출근대란이 현실로 다가오자 경기도에서는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입석금지를 해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정류장에서 대기하던 시민들이 정류장에 나와있던 경기도 공무원과 버스업체 관계자 등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등 반발했다.
이삼순(56·여)씨는 "대책도 없이 금지를 시켰다가 곧바로 해제해 이용객들을 골탕먹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고속도로 진입 전 정류장이 원활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배차 계획을 조정, 중간정류장에서도 버스가 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김범수·윤설아기자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분통 시민들, 택시로 전 정류장 가거나 지하철행
입력 2014-07-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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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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