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발전소 가동이 아니라 직장 분위기입니다.” 22일 한국남동발전(주) 소속 성남 분당복합화력발전소에서 만난 근로자의 말이다. 그는 노조파업에 참여했다가 지난 20일 업무에 복귀했다. 복귀하기까지 수십번이나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동료와의 약속과 회사의 해임통보 사이에서 한참을 망설였던 그는 결국 해임결정을 위한 인사위원회 소집을 하루 앞두고 일터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도, 회사도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
텅빈 사무실과 썰렁한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에 말수가 부쩍 줄었다.
더욱이 회사가 오는 25일까지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에 대해 전원 해임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후 남은 자는 멍에를, 떠난 자는 고통을 떠안은 채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것을 한결같이 우려했다.
한 간부는 “25일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노사 모두 물음표를 찍고 있을 뿐”이라며 “이번 주말이 평생 가장 긴 주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업 26일째인 이날 분당 발전소 노조원의 업무복귀율은 4%. 126명의 노조원중 단 5명만이 복귀했을 뿐이다. 또 노조간부와 파업 적극가담자 30여명은 이미 해임된 상태다.
8기의 발전기중 5기가 정상가동돼 아직까지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없지만 회사의 방침대로 90여명이 무더기 해고되고 나면 그 파장은 예측불허다.
분당발전소 유종주 기획감사과장은 “외부인력 5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이지만 여러 업무를 담당할 수밖에 없어 전문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끈끈했던 직장 구성원간의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