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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행좌석버스 입석이 금지된 첫날인 1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버스를 타려는 승객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
이틀 간 드러난 불편을 피해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난 데다 출근시간이 분산되는 금요일 영향이 컸다. 업체 자율로 입석을 사실상 허용, 무정차 통과도 크게 줄었다.
그러나 새벽부터 내린 호우로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시민들은 이날 요금 인상 검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국토교통부가 버스업체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광역급행버스(M버스)의 요금인상 검토에 착수했고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에 "이걸 생각하고 입석금지 조치한 것 같다. 정해진 시나리오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7시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이매촌한신아파트 입구 정류장. 새벽부터 내린 비로 극심한 불편이 우려됐으나 전 날에 비해 혼잡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실태점검을 위해 이곳에 나온 버스업체 관계자는 "금요일에는 출근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는 특성이 있고 비까지 내려 자가용과 지하철로 버스 이용객이 분산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으로 경유하는 정류장이라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해 불편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 탓인지 이날은 만석 버스가 무정차 통과하지 않고 승객을 태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입석금지가 시행되고 이틀 간 출근시간이면 50∼100m씩 길게 줄을 늘어섰던 대기행렬이 이날 만큼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 불편이 크다 보니 실제 단속은 한달가량 뒤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업체들이 현장 상황에 맞게 알아서 입석을 허용하고 있다"고 버스업체 관계자는 귀띔했다.
남대문 방면 M4102번 버스를 기다리던 이인서(37)씨는 "정류장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입석금지를 시행해 혼란을 가중하더니 정부가 이제 요금 인상 카드를 꺼냈다"며 "정해진 시나리오 같아 탐탁지 않다"고 씁쓸해 했다.
버스를 타고 을지로입구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한 뒤 서울 신촌까지 간다는 대학생 최예슬(20·여)씨는 "M버스 요금(현재 2천원)을 3천원 안팎으로 올리겠다고 들었다"며 "하루 교통비가 7천원을 넘으면 부담이 커 인상 폭이라도 작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산 대화역에서 직행좌석형 9700번 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김모(25)씨는 입석금지 시행 이후 아예 지하철로 출근 수단을 바꿨다.
김씨는 "첫날 버스 줄이 너무 긴 것을 보고 당분간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며 "중간 정류장에서 버스를 추가 투입한다고 들었는데 제대로 안내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인천 서구 검단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출근하는 한모(27·여)씨는 "힐스테이트아파트 정류장에서 1100번 버스를 탔는데 앞에서 정류장 7곳을 거치면서 만석이 됐다"며 "대책 없이 입석금지 시행하더니 이젠 요금 인상이냐"고 정부 대책에 각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