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추락으로 소방관 5명이 순직한 가운데 인천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 절반 가까이가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 소방공무원 2천271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진을 한 결과, 970명(42.7%)이 수면의 질 지수를 측정하는 PSQI(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검사에서 수면장애 판정을 받았다.

수면장애 판정을 받은 인천 소방공무원은 2012년 687명, 2013년 768명으로 늘었다. 올해 증가폭이 유난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장애는 불면증,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중 이상행동, 주간 과다 졸림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외상후스트레스(PTSD)로 판정된 소방공무원은 2012년 260명, 지난해 250명, 올해 217명으로 줄었다. 우울증도 2012년 132명에서 지난해 194명으로 늘었다가 올해 121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소방안전본부는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공무원들이 늘고 있는 것은 2012년부터 현장 소방관들의 3교대 근무가 전면 실시되면서 인력부족에 따른 높은 업무강도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상후스트레스, 우울증 등은 인천소방 트라우마 치료센터 3곳에서 심리상담·치료 등을 통해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 소방관들의 육체적인 피로가 주요 원인으로 판단되는 수면장애는 인력 충원이 대안이라는 게 소방안전본부의 설명이다.

소방안전본부의 부족 인력은 현재 532명(구급대 222명, 구조대 53명, 안전센터 169명, 지역대 88명)에 달한다.

본부 관계자는 "3교대 실시 후 인력 수요가 늘어난 만큼 충원이 되지 않아 개인별 업무량이 늘어났다"며 "이에 따른 피로감 누적이 수면장애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며, 수면장애 판정자들에 대해선 정밀 진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