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직급제를 없애고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책임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8월부터 서비스·기획 직군에서 직급을 없애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내달부터 서비스·기획 직군의 직원은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순의 직급 대신 A레벨(Apprentice·가칭)과 P레벨(Professional·가칭)의 2단계로만 구분된다.

신입사원은 2년간 A레벨에서 콘텐츠, 서비스, 신규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후 전문가 단계인 P레벨로 전환되는데, P레벨이 되면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해야 한다. 경력, 연차,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것이다.

P레벨은 업무 영역에 따라 서비스 매니저, 콘텐츠 매니저, 콘텐츠 큐레이터로 세분화된다. 호칭은 각자가 맡은 구체적 서비스에 따라 정해진다. 이를테면 커뮤니티 서비스 매니저, 검색 서비스 매니저와 같은 식이다.

네이버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직급으로 조성될 수 있는 업무의 한계를 없애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일부 직군에 한해 직급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 8월부터 모든 사원을 상대로 책임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책임근무제란 업무 시간을 본인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제도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나 의무적인 근로 시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업무 시간보다는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성과 창의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고객의 서비스 이용 시간과 업무 시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글로벌·모바일 시장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책임근무제를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해보고 장단점을 분석해 정식 운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조직 문화 변화의 핵심은 직원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율성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이라며 "제도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개선하는 한편, 유연한 조직 문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4월에도 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위해 팀제를 폐지하고 '셀(Cell)' 단위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웹툰, 웹소설, 동영상, 어학사전, 게임, 앱스토어 등 6개 사업 분야에서 셀 체제가 운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