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3단계 건설현장 땅에서 인체에 유해한 불산이 검출됐다.

29일 인천시 중구,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달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신축공사 현장에서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불소가 검출됐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이 공사 현장 3곳의 표토(겉흙)를 채취해 열을 가한 뒤 기화된 불소의 오염 농도를 측정한 결과, 1곳에서 기준치 400㎎/㎏을 크게 초과한 502.3㎎/㎏이 검출됐다.

중구청은 지난 9일 인천공항공사에 중구 운서동 2868 일원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에 대한 토양 정밀조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앞으로 6개월간 공사 현장의 오염물질 종류와 특성, 오염물질의 확산 가능성 등을 조사해야 한다.

또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2년동안 토양 오염 정화 작업을 벌여야 한다. 불소에 오염된 토양이 사람의 건강,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 관련 법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오염물질을 감소·제거하는 작업을 벌여야 한다.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 토양에서 불산이 검출되면서 이 곳에서 일하는 하루 수백명의 근로자들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 외에도 인천공항 주변 전반에 대한 토양오염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토양환경오염법상 정밀조사, 정화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공사 중지 부분에 대해서는 규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불산

불소는 물에 녹으면 불산이 되고, 토양에는 불산 형태로 스며들어 있다. 불산은 맹독성 물질로 피부에 묻으면 심한 화상을, 기체 상태의 불산을 호흡기를 통해 마시면 기관지에 출혈성 궤양과 폐수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인체에 쉽게 흡수되고 피부 조직으로 스며들어 체내 칼슘과 반응해 전신반응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2012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구미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전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차흥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