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원내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됐다. 박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5개월 이상 당 재건과 혁신의 주춧돌을 놓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본격 착수한다. 새정치연합은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흑백논리와 운동권 체질에 갇혀있는 당의 문제를 패배 원인으로 진단했다. 올바른 진단이다. 새정치연합의 7·30 재보선 패배의 직접적 원인이 무원칙하고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는, 지도부의 오만과 독선에 빠진 공천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는 선거공학적 패인이며 제1야당의 패배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 새정치연합은 2012년 민주통합당과 민주당 시절부터 총선, 대선 등 잇따라 선거에서 패하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도 사실상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공학적 차원에서의 공천의 실패에서만 패인을 찾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빈부 격차와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의 증가, 불안한 노후 등 민생 차원의 정책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야당은 향후 선거에도 연전연패할 것이다. 지난 대선 패인 분석도 정치적 진영논리에 입각한 것이었다. 참고로 할 수 있는 것은 2010년 6·2 지방선거의 승리요인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당시는 친환경 무상급식 이슈가 선거를 주도했고 결과는 야당의 승리였다. 무상급식이 진보적 의제라서가 아니라 먹고 사는 민생과 연결되는 이슈였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때도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진보적 이슈를 선점했던 새누리당의 승리는 그만큼 민생문제와 진보적 의제가 상호 연결될 때 유권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야당은 거의 공황상태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 뭔지를 알아야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진보적 어젠다의 소재에 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박영선 비대위'는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인물들로 수혈되어야 한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진보개혁 성향의 인물들을 비대위에 포진시켰듯이 새정치연합은 우파적 색채의 중도적 인물을 비대위에 상징적으로라도 배치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시늉만 내는 혁신이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진정으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이념적 정체성을 먹고 사는 문제에 천착해 나간다면 '박영선 비대위'는 야당의 새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선 비대위'가 성공하려면
입력 2014-08-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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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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