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가위 대목이 주목된다.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무려 보름 이상 앞당겨진 때문이다. 농민들은 물론 유통업체와 서민들의 우려가 깊어 보인다. 농가마다 이른 추석에 맞추려 촉진제를 주입하거나 반사판을 설치하고 칼슘비료를 더 투입하는 등 인공적으로 생육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짧은 장마에 많은 일조량으로 과일 풍년은 예상되나 연중 최대의 명절 수요에 부응하려면 조기출하가 관건인 때문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고민은 더 깊어 보인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고전 중인데다 바캉스 직후의 여름 추석이어서 대목 실종까지 염려되는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물량확보에 공을 들이는 한편 대규모 할인행사를 준비하는 등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쏟는 것이다.
가장 걱정이 큰 경제 주체는 서민들이다. 기상호조로 과일값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란 물가당국의 발표에도 체감물가 불안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다. 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지난달의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14.2%, 전달보다는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2.1%나 올랐다. 전년 대비 한우고기 값도 평균 10%나 인상되었다. 우유와 계란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AI로 수요가 감소한 닭고기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 추세인 것이다. 추석특수는 축산물 가격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금년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10.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여타 기관들의 예측도 대동소이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사태도 서민들의 물가 시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고가의 민어, 넙치, 새우, 침조기 등을 서아프리카 연안국으로부터 연간 1천300억원어치 수입해 오는데 수입 비중이 특히 높은 냉동민어와 참조기는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인기품목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끓이거나 찜을 하는 등 1차 가공하면 괜찮다는 주장이나 대체 어물(魚物)로의 수요 이전은 불문가지여서 물가자극이 우려된다. 정부는 선제대응 운운하며 물가안정을 호언하고 있으나 안심하긴 이르다. 밥상물가 하방경직성 탓에 추석 이후에도 눈길이 가는 탓이다.
정부, 추석물가 관리에 만전 기해야
입력 2014-08-1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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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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