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건설업계가 해마다 극심한 공사 기근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올 상반기내 발주된 공공물량마저도 철도시설 및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공사로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만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가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 경기도내 공공공사 발주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발주액은 4조160억2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1천200억원)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 201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18.9%(9천400억원)나 감소했다.

이처럼 지역 건설업체는 해마다 발주물량이 줄어든데다 특히 서울 당고개~남양주 진접 복선전철, 수원~인천 복선전철 등 철도시설 공사와 함께 하남 미사 및 화성 동탄 아파트 건설 등 대부분 공사규모 1천억원이 넘는 대형공사로, 고난도 기술 및 시공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에 밀려 입찰경쟁에서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공사의 입찰 자격기준은 공사 규모 70%이상의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을 보유하도록 제한했다.

시평액은 사업자가 실제 공사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을 매년 평가해 공시한 금액으로 결국 1천782억원 규모의 하남선 3공구 공사는 시평액 1천억원, 1천237억원 규모의 수원~인천 복선전철 2-2공구 노반공사의 경우 840억원 이상 공사능력을 갖춘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현재로선 도내에서 이 정도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2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함께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적용하지 않아 주계약 건설사와 함께 공동도급 업체로 참여하려해도 수십~수백억원에 달하는 지분규모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와관련 복선전철 공사에 참여한 C종합건설 관계자는 "도내 철도 관련 공사는 내년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업체들의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사실상 대형 업체들의 경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감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만큼 지역 의무공동도급 확대만이 그나마 지역건설업계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