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는 물론이고 사회평론가들조차 "명량은 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유쾌·통쾌·상쾌를 선사하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이은 자고 나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고에 국민들은 점차 희망을 잃어가고 실타래처럼 얽힌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불황에서 탈출시켜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계의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최고책임 CEO들을 비롯한 중견, 중소기업인들까지 너도나도 직원들과 영화 명량을 보며 심기일전해 무엇인가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야단법석이다. 그만큼 장기 불황속에 내수 소비 부진으로 어느 업종 가릴 것 없이 수렁에서 빠져나올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경기현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한민국 전체를 울렸다. 아프고 소외된 약자들을 가장 낮은 자세로 보듬으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말과 표정, 몸짓 등 여러 형태로 보여준 교황의 행보는 진정한 리더십을 곰곰이 되새기기에 충분한 5일이었다. 당신의 세례명인 프란치스코를 세월호 유가족에게 직접 내려주며 강한 메시지도 던졌다.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는 말씀이다. 다시말해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다소 파격적인 교황의 메시지는 우리 사회 경제 소외계층들의 심금을 울렸다. 종교지도자의 말씀을 비약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만 교황의 이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대다수 국민들은 알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 한달을 넘기면서 마른장마에 단비가 내린듯 부동산정책을 포함한 각종 경기활성화 대책을 쏟아내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 상태다. 최 부총리는 내친 김에 기업의 과도한 현금보유를 문제삼으며 투자하지 않으면 과세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내던지는 강수를 보이기도 했다. 정말 그런가 싶었다. 며칠이 지나면서 대기업과 기득권 세력들의 반격이 시작되자 슬그머니 당초의 입장을 유연한 자세로 바꿨다. 한껏 기대에 부풀던 경제시장은 다시 관망세로 가는 분위기다.
대한민국 경제성장 동력인 경기도 상황은 어떠한가? 도지사 취임 50일이 지났지만 연정과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 실험정치 강수로 조직체계조차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건설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지역 공동의무하도급 확대 등을 외치며 지역경제 질서를 바로잡아달라고 아우성이다. 또 유통 공룡 대기업들의 진입으로 도내 여기저기서 골목상권 붕괴로 지역경제가 다 죽어간다고 극렬 저항하고 있다. 어디에서도 이들을 지켜줄 리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옛말에 '가난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 말에 안주할 처지가 못된다. 그래서도 안 된다. 국가와 정부는 단 한 사람의 가난이라도 더 구제해야 한다. 해법은 상생이다.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층과 소외계층간 소통의 창구인 리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들이 수백년전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환생을 꿈꾸며, 절대권위자인 교황의 소박한 리더십을 바라보며 울고 광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는 외롭다. 그러기에 리더가 되는 것 아닌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강력한 리더의 탄생을 염원해본다.
/김성규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