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경기도 동두천시에 따르면 양주시에 위치한 축사와 음식물처리업체에서 발생한 악취가 서풍을 타고 하천을 건너 아파트단지로 넘어와 주민들이 수년째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그림은 악취 피해 경로를 표시. /연합뉴스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송내동 신시가지 주민들이 수년째 여름철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축사와 음식물처리업체에서 발생한 악취가 서풍을 타고 하천을 건너 아파트단지로 넘어오는 탓이다.

27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주민들이 넣은 관련 민원이 320여 건에 달한다.

특히 낮 동안 각지에서 모아온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작업이 밤에 이뤄지면서 사람들이 주로 집에 있는 밤시간대에 고약한 냄새가 더 심해진다.

그러나 음식물 처리업체가 위치한 양주시가 단속에는 뒷짐만 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피해를 보는 주민들은 동두천시민, 악취 발생지는 양주시 지역이어서 민원 해결이 제자리걸음이다.

신시가지에는 동두천시 인구 22%를 차지하는 5천세대(2만여 명)가 살고 있다.

신시가지 왼쪽에 있는 신천을 건너가면 양주시다.

신천을 경계로 양주시 지역에는 축사 21곳과 음식물처리업체 2곳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 한우, 돼지 농가 등 축사 9곳이 더 있었지만 행정당국이 끈질기게 설득하고 예산을 지원해 이전·폐업했다. 경기도 4억원, 양주시 8천만원, 동두천시 8천만원을 들였다.

그런데 음식물처리업체들의 경우 강제로 이전조치를 할 수 없는데다 단속·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A 음식물처리업체의 경우 '관할 지자체인 양주시에서 나오기 전까지 점검에 응할 수 없다'며 배짱 조업 중이다.

동두천시는 양주시를 설득해 경기도 북부환경관리사업단과 동두천경찰서 등 4곳이 주체가 된 합동점검을 지난 14일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전날 급작스럽게 양주시는 '다른 민원이 발생해 해결하러 가야 한다'며 단속에서 빠졌다.

A업체는 이날 경기도 북부환경관리사업단의 일부 점검에만 응했으며 악취 오염도 검사를 위한 시료 포집은 하지 못하게 했다.

양주시 자원시설과 관계자는 "양주시 관내 음식물처리업체가 모두 10곳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담당 직원이 1명이라 다른 민원이 생겨 그때는 합동점검을 나갈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난달 A업체에서 악취 오염도 검사를 실시했을 때는 기준치 이내로 수치가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악취가 심한 한밤중에 한창 조업할 때가 아니라 조업이 거의 끝나는 오전시간대에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봐주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두천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민원은 대부분 여름철 밤에 냄새가 나서 문을 열지 못한다는 것인데 오전에 가서 시료를 채집하니 정상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