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전국에서 A형간염·수두·말라리아 등 각종 감염병 최다 발생지역의 오명을 수년째 뒤집어쓰고 있다고 한다. 창피스러운 일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전국 감염병 발생건수는 모두 5만260건으로, 이중 경기도에서만 1만3천269건이 발생해 전국 감염병 발생 환자 4명중 1명이 경기도민인 셈이다. 인구규모가 비슷한 서울시는 같은 기간 4천896건이 발생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지만, 경기도의 3분의1 수준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경기도는 지난 1월 전국 최초로 광역단위 감염병 대응체계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경기도가 감염병 관리 및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감염병관리본부를 설치하고 이를 위해 분당 서울대병원, 경기도의사회, 질병관리본부 등과 1월23일 MOU도 체결했다. 2군 감염병인 수두가 유행할 경우 경기도 감염병관리본부 운영이 정착되면 도내 시군 단위로 주의보를 발령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감염병 전국 1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은 과연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가 도대체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3년간이나 '감염병 최다발생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기도는 감염병에 관한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의 자체 감사 결과, 조사대상 133개 병원중 절반이 넘는 72곳이 감염병 발생 사실(2천974건)을 아예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게다가 도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아동 환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감염병 발생시 확산이 쉬운 아동보육시설들은 신고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 등으로 감염병 발생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감염병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얘기다.
지금이라도 당장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국 최초로 감염병관리본부를 설치했다고 자랑하면서 경기도가 감염병 최다발생 지역이라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난감한 노릇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종인플루엔자를 비롯 결핵, 만성감염질환(에이즈·간염 등),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기후변화 관련 감염병, 원인 불명 감염병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에는 세계적으로 에볼라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여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보건관련 당국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감염병 경기도'에서 탈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경기도는 부끄러운 감염병 공화국
입력 2014-08-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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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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