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수 시장과 대기업 주문 생산 방식(OEM)에만 의존하던 경기도내 중소기업들이 13억 중국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열린 '2014 G-FAIR(이하 지페어·대한민국우수상품전)'에 참가한 도내 중소기업들이 무려 5천만달러의 계약상담 실적을 기록, 한국과 중국 경제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중국내에 마련한 무대에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각 업체가 주인공 제품을 들고 열연을 펼친 결과다. 이번 상품전은 향상된 생활수준으로 입맛이 까다로워진 거대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도내 기업 제품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 상하이 뒤흔든 경기도발(發) 경제 한류 열풍

= 지난달 29일 지페어가 열린 중국 상하이마트는 수천여 중국 바이어들과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상하이 지페어는 '제4회 상하이 선물용품 박람회'와 연계돼 일본 등의 수백여개 기업 등도 다른 전시관에 자리를 틀고, 중국 내수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관심은 불과 40개 업체가 참여한 '한국관'에 집중됐다. 새로운 기술과 우수한 품질을 지닌 경기도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즉석에서 독점 계약을 하자며 도내 기업 관계자를 조르는 모습도 연출됐다. 판매 목적이 아닌 전시회였지만, 나전칠기 제품 등은 현장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3일간 누적방문객은 7천여명에 달했다.

중국내 입소문을 통해 당초 1천200여개사 참여가 목표였던 바이어도 1천792개사가 참여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3일간 무려 5천만달러의 계약상담 실적을 기록해 이 행사를 위해 투입된 예산의 수백배를 넘어섰다.

■ 꼼꼼한 전략과 차별화로 대륙 공략

= 우수한 품질, 차별화된 제품이 '대박'의 주된 이유였다. 아울러 중국 시장 분석을 기업들에 사전 제공해 맞춤형 침투 전략을 짜게 한 중기센터와 상하이 GBC(경기비즈니스센터)의 공도 크다. 세탁용 비누와 세제 등을 만드는 (주)동방산업은 중기센터의 '중국 시장개척단'을 통해 만났던 중국 바이어를 이번 전시회에서 다시 만나 5만달러 상당의 1차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또 향후 시장 테스트 결과에 따라 연간 100만달러가량의 수출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빨아쓰는 면기저귀 사용률이 70%에 달한다는 시장 분석을 통해 천연성분 유아전용 세제 등을 개발, 중국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역발상 시장 개척도 눈에 띄었다.

광주에 소재한 여성기업 면나라식품은 면요리의 원조격인 중국시장에 즉석 쌀국수를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전시회에 나서 인기를 끌었고, 포천에 위치한 (주)다정도 차(茶) 문화가 발달된 중국시장에 유자차 등으로 도전장을 내밀어 연 120만달러의 상담계약을 달성했다.

큐브전자(고양시 소재) 등도 태블릿PC와 빔프로젝터가 결합된 아이디어 제품을 통해 전시회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 해외시장 진출 기회 절실, 제품 고급화는 필수

= 중국 바이어들은 전시회 확대를 통해 인지도를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쑤저우 지역 바이어인 양린씨는 "삼성 등 대기업 외에는 한국 제품들의 인지도나 호감도가 아직 낮은 상태"라며 "한국 제품을 접할 기회를 바이어들에게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기업들도 이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동방산업 김민규 부장은 "중소기업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적어 지페어처럼 특성화된 상품전시회를 더욱 많이 개최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의 고급화 및 지역별 맞춤형 전략도 필요하다. 중국 바이어 진지안씨는 "관세 등으로 중국에서 가격 경쟁력은 불가능하며, 중산층 이상을 타깃으로 고품질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지역마다 특성이 달라 지역 맞춤형 상품과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능식 도 교류통상과장은 "중국 시장은 소득증가에 따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및 한 자녀 정책 완화에 따른 유아용품 시장 급성장 등의 특성을 보이는 만큼, 이번 지페어를 계기로 전문화된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