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야산에 부패한 꽃게가 버려져 있다. 꽃게 상인들은 속이 비어 있어 상품성이 없는 꽃게를 별도로 처리하지 않고 인근 야산에 마구 버려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태안군은 현재 정죽리 야산에 8천여㎏의 꽃게가 무단투기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꽃게를 야산이나 농수로 등에 무단 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일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금어기가 해제돼 꽃게잡이가 재개된 가운데 최근 근흥면 신진항 인근 농로에 불법으로 버린 꽃게더미가 발견됐다.

버려진 꽃게들은 아직 제대로 자라지 못해 껍데기가 무른 탓에 유통과정에서 죽거나, 속이 차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다.

태안군은 신진항과 안흥항 일대에 이같이 버려진 꽃게가 수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꽃게는 개별 상인들이 어선에서 직접 구매해 자신들의 작업장에서 선별해 상자에 담는 작업을 한 뒤 가치가 없는 것들을 무단으로 버린 것이다.

버려진 꽃게들은 지역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부패하면서 악취 등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태안군은 꽃게 투기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지역 곳곳에서 꽃게잡이가 이뤄지는 탓에 효과적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꽃게 금어기간을 늘려 꽃게가 충분히 성장한 뒤 잡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민 소득을 고려할 때 금어기 연장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태안군의 한 관계자는 "요즘 잡히는 꽃게의 30%가량이 일명 '물렁게' 등 충분히 자라지 못해 껍데기가 무른 것들로 운반과정에서 죽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10월 이후에는 바다가 험해져 소형 연안어선의 꽃게잡이가 쉽지 않은 탓에 금어기 조정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업체들은 별도의 처리비용을 부담하고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죽은 꽃게들을 처리하고 있지만, 소규모 개별 상인들 중에 비용부담으로 꽃게를 무단 투기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투기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