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가정 방문 규정 불구
횟수 등 구체적 기준없어
사실상 관리 못하는 실정
인터넷 불법 입양도 급증


일산 입양아 사망 변조사건으로 양모는 구속됐지만 여전히 실종된 입양아의 행방을 찾지 못한 가운데(경인일보 9월 2일자 23면 보도), 입양자 사후관리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법적으로 입양기관은 입양 성립 이후 1년 동안 양부모와 입양아의 적응을 돕기 위해 정보제공·양육상담 등의 사후관리를 하도록 돼 있다. 특히 아동학대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입양기관이 해당 가정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입양기관별 사후관리가 제각각인 데다 방문 횟수 등 구체적인 관리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입양 이후 사실상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내 A입양기관의 경우 불시점검이 아닌 사전연락 후 1년에 2차례 가정 방문을 하고 있다.

A기관 관계자는 "요즘 양부모 대부분이 맞벌이인 경우가 많아 불시에 찾아가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시에 찾아가는 것은 양부모들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산 입양아 사망 변조사건의 피해자인 김모(당시 4살)군은 경북에 있는 정식 입양기관을 통해 조모(46·여)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러나 입양기관은 3년여 동안 김군의 실종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2년 8월부터 입양특례법이 개정돼 출생신고 없이는 입양이 금지돼 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불법 입양도 급증, 입양아들이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입양 원합니다', '출산예정인 미혼모인데, 쪽지 보내달라'라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조씨가 김군의 실종을 은닉하기 위해 정모(5)군을 미혼모에게서 데려올 때 역시 대형 포털사이트 질문 게시판을 이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입양가족상담센터 관계자는 "아이 낳은 사실을 숨기려는 생모와 입양을 숨기려는 양부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다 보니 불법 입양이 판치는 만큼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기관의 경우 가정 방문 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입양가정과의 지속적인 연계를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수경·권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