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사생팬(특정 인기 연예인의 사생활 등을 알아내려 쫓아다니는 극성팬)이 활동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와 횡령 등의 범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5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인터텟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DSLR카메라를 판매한다는 사람에게 돈을 보냈으나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결과 남모(21·여)씨는 물건을 팔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모두 9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에게서 470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남씨가 자신의 것처럼 속인 카메라 등은 모두 대여점에서 빌린 뒤 반납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노트북과 DSLR 카메라, 렌즈 등 횡령한 물건값만 1천100만원에 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변변한 직업이 없던 남씨는 경찰에서 "엑소를 따라다니려면 돈이 필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 엑소의 숙소 근처 카페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과도한 팬 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를 모두 여읜 남씨는 "'사생'을 할 때만큼은 행복해서 그랬는데 이제 후회된다"고 털어놓기고 했다.
경찰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남씨를 구속하고 엑소의 모습을 찍는 데 사용됐던 고가의 장비들을 모두 압수했다. 의정부/윤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