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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부지 7만9천342㎡를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전경. /연합뉴스 |
한전은 이달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진행한 뒤 최고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18일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달 29일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면서 감정평가액(3조3천346억원)만 공개하고 입찰 최저가(예정가격)는 밝히지 않았다.
한전은 감정평가액을 바탕으로 예정가격을 정해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2개 이상 응찰자 가운데 최고가격을 써낸 곳을 낙찰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즉 감정평가액은 한전이 내부적으로 결정할 예정가격 산출을 위한 단순참고 자료일 뿐 입찰 하한가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감정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최고가 입찰을 해도 한전이 내부적으로 정한 예정가격보다 낮으면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한전이 내부적으로 3조7천억원을 예정가격으로 정했다면 A기업이 3조5천억원, B기업이 3조6천억원으로 응찰했을 경우 입찰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부지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www.onbid.co.kr)'를 이용한 전자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전은 입찰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예정가격을 온비드에 입력만 하면 되며, 예정가격을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한전부지 감정평가액이 입찰 하한가로 잘못 알려진데다 입찰가격이 예정가를 밑돌 것을 우려한 참가자들이 감정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을 써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전의 입찰 하한가 비공개 방침이 땅값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한전이 서울시의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근거로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용도지역이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됐다고 가정하고 감정평가를 의뢰한 만큼, 예정가격이 감정가격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하한가를 숨긴 '깜깜이 입찰'로 한전부지 매입가는 더 오를 수 있다"면서 "특히 땅을 매입한 뒤 서울시와 협상과정에서 원매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전부지는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