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의 최초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창단 3년 만에 해체됐다.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야심차게 출발했던 원더스였기에 갑작스러운 팀 해체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원더스의 해체는 더이상 '뛸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원더스는 그동안 프로야구 퓨처스(2군)리그에 편입돼 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했지만 기존 구단의 거부로 '존재의 이유'를 상실했다. 기존 구단들은 원더스가 독립구단으로서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내세워 2군리그 진입을 사실상 막아왔다. 그러다보니 초청팀 자격으로 퓨처스리그에 참가해 왔다. 교류전 형식으로 경기를 치렀고, 매년 시즌초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경기 수에 대해 논의해야 했다. 그 앞에서 그들의 꿈은 무너졌다.

고양 원더스는 지난 2011년 9월 KBO, 고양시와 함께 창단을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 본격 출범했다. 야신 김성근 전 SK감독도 영입했다. 뛸 곳이 없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고, 그동안 원더스에서 기량을 닦은 23명의 선수들이 프로 무대로 진출했다. 야구단에서 방출되거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은 그나마 원더스가 주류사회로 나가는 비상구였다. 눈물겨운 인생스토리가 만들어졌고, 원더스는 패배자들에게는 '꿈의 구장'이었던 셈이다.

원더스의 해체로 경기도가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신생구단 KT와 함께 야심차게 추진중인 독립리그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경기도와 KT는 이르면 올해안에 3~4개 독립야구단을 창단해 내년부터 운영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는 KT가 2015년 프로야구 1군 진입을 조건으로 내세웠던 약속이기도 하다. 경기도와 KT는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재정문제로 대충 넘어가려고 했던 것이 원더스의 해체를 불러왔을지 모른다는 일말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2년 전의 약속대로 독립리그 출범이 가시화됐다면 분명 원더스의 해체도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기존 9개 프로야구단도 알량한 기득권을 내세워 독립리그 창단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관심하게 대해서는 안된다. 좀더 포용력을 가졌어야 했다. 선수 공급처였던 원더스의 해체는 길게 보면 한국 프로야구계에 큰 손실이다.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가 폭넓게 사랑받는 것은 수천개의 독립구단이 저변에 있었기 때문이다. 독립리그 추진 약속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