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와 관련해서 말들이 많다. 지난주 정부의 담뱃값 인상계획 발표에 이어 주민세와 자동차세의 증세 소식까지 한꺼번에 불거진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내 증세는 없다'는 공언과 배치되어 더욱 주목된다. 가난한 서민들의 부담이 더 클 것이란 지적도 한몫 거들었다. 내수부진으로 조세 수입은 지지부진한 터에 복지 지출 확대는 점입가경이어서 재정 건전성이 갈수록 나빠진 점이 결정적 원인이다.
만연한 예산낭비도 간과할 수 없다.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 596 일대의 '물안개공원'이 상징적이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12월 팔당호 주변 70만여㎡에 150억원을 들여 다목적광장과 산책로, 자전거쉼터, 주차장 등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광주시는 관리비조로 매년 45억원의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편의시설이 전무한데다 교통접근성까지 떨어져 방문객이 거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용인 '아르피아 타워전망대'도 같은 경우이다. 용인시는 2012년 4월 수지구 죽전동 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 198억원을 들여 높이 106.2m, 연면적 2천125㎡의 파노라마식 전망대를 완공하고 스카이레스토랑, 스낵바, 북카페 등을 갖추었으나 무료 입장에도 관람객수가 하루 수십명에 불과하다. 전망대 주변에 아파트와 고속도로만 늘어서 볼거리가 없는데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 민원 등으로 망원경조차 설치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천시가 모가면 어농리 일대 15만460㎡에 200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에 개장한 '이천농업농촌테마공원'도 목불인견이다. 이천의 대표 농산물인 쌀을 테마로 농촌문화 체험 및 교육 공간으로 조성했으나 하루 평균 방문객수가 수십 명이 고작인 것이다. 이천시 또한 매년 수억 원대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할 판이다.
경인아라뱃길, 월미은하레일, 용인경전철 등의 거듭된 실패에도 혈세낭비가 여전하다. 8천억원이 투입된 이명박정부의 '자전거 인프라구축사업'은 대표적인 방만재정 사례로 지적된다. 완공된 14개 도로 중 10곳의 하루 자전거 통행량이 10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자전거가 단거리 생활교통수단인 시골의 현실을 고려않은 탓이다. 예산 불리기, 엉터리 수요예측, 중복투자 등이 전혀 근절되지 않았다. 나라 곳간 새는 것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증세보다 혈세낭비부터 바로잡아야
입력 2014-09-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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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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