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7조2천억원(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6조4천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홍보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3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 이상 하락해 '어닝쇼크' 우려가 증시에 다시 부담을 줄 전망이다.

전망치 하향 조정을 주도한 업종은 대장주 삼성전자가 포함된 정보기술(IT) 업종과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은 에너지 업종 등이다.

반면 2기 경제팀의 대표적인 정책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통신과 금융 업종의 실적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주요 상장사 173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30조7천765억원으로, 한달 전(31조9천563억원)보다 3.69% 감소했다.

집계에 포함된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인 94곳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달 새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IT, 통신서비스, 의료, 필수소비재, 경기소비재, 산업재, 소재, 유틸리티 등 9개 업종 중 의료와 통신서비스, 금융 3개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의 전망치가 하락했다.

에너지와 IT 업종의 영업이익은 한달 전보다 각각 11.15%, 8.87% 낮아졌다.

이밖에 소재(-1.23%), 필수소비재(-1.17%), 산업재(-0.78%), 유틸리티(-0.69%), 경기소비재(-0.36%)의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반면 의료 업종은 3분기 실적 전망치가 같은 기간 9.46% 높아졌고 통신서비스와 금융도 각각 1.61%, 1.21% 상향 조정됐다.

IT의 경우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가 내리막을 타면서 업종 전체의 이익 전망도 감소했다.

증시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 7조5천87억원에서 현재 6조6천10억원까지 12.09% 낮춰졌다. 한 달 새 무려 1조원이나 조정된 것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정서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상장사 전체의 이익 전망치 하락에 미친 영향이 컸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하락률이 대폭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4조1천755억원으로, 한달 전(24조4천476억원)보다 1.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정유·화학업체가 속한 에너지 업종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국제 유가 하락 탓이 컸다.

김형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니나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빠진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유가가 하락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 평가손실과 원재료 투입시차로 인한 손실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기준 배럴당 92.27달러로, 3분기 들어 10% 이상 하락했다.

한편, 매출액 기준(3분기 추정치) 상위 6개 종목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코스피 대표주가 실적 하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매출액 규모 2위인 SK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2.10% 하락했고, 3~6위인 현대차(-0.23%), SK이노베이션(-16.61%), 포스코(-1.31%), 한국전력(-0.77%)의 전망치도 모두 낮아졌다.

정 연구원은 "3분기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당분간 이익 전망치 조정이 주춤하겠지만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10월 초부터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결과에 촉각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