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의 잔치인 아시안게임이 이틀 뒤로 다가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인천은 국제도시로서의 명성을 확고하게 굳혀야 한다. 인천은 국제무대에 공항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도시가 가진 역사와 콘텐츠, 문화와 매력 등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대체로 대한민국의 대표 공항이자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 정도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이런 변방 이미지를 확실히 바꿔 놓아야 한다. 많은 글로벌 도시들이 세계적인 잔치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굳혔듯이, 아시안게임은 인천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인천시 역시 이런 인식하에 다양한 기획을 준비해왔다. 특히 문화와 예술이 풍성한 도시 이미지를 위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인천은 강화를 비롯한 역사 유적지도 많고 또 송도와 같은 첨단지구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기획이 가능하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도시 이미지를 국제적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화장실과 같은 곳의 청결상태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화장실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은 겉으로 아무리 치장해도 결국 감출 수 없는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 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의 느낌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경험에서 만들어지곤 한다. 이것이 바로 디테일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며, 또 외형적인 스케일과 화려함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표현이 있다. 1982년 윌슨과 켈링이라는 두 학자가 만든 표현인데, 한 도시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곳을 기점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뜻을 갖고 있다. 1994년에 취임한 뉴욕시의 줄리아니 시장은 낙서를 지우고, 보행자의 신호 무시나 빈 캔을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 등을 철저하게 단속했다. 그 결과,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마침내 뉴욕시는 범죄 도시의 오명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디테일한 부분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말해주는 사례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이런 '깨진 유리창'이 지적되는 곳이 없기를 바란다. 그런 디테일이 잘 관리되었을 때 인천은 비로소 국제도시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 인천의 품격을 각인시킬 기회다
입력 2014-09-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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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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